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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다문화] [수필] 악몽으로 시작된 새벽, 나는 멈춰 있음을 깨달았다

충남다문화뉴스 기자

충남다문화뉴스 기자

  • 승인 2026-03-08 11:08

신문게재 2026-01-10 1면

- 새벽에 악몽을 꾸고 깨어남
- 나이가 들수록 행복하다는 감정을 잘 모르겠음
-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절을 생각해 봄
- 10대의 나를 선택한 이유는 그때가 가장 행복했기 때문임
- 요즘 아이들은 게임도 하고 유튜브도 보고 휴대폰도 있고 높은 빌딩에도 가봄
- 요즘 세상은 너무 바쁘고 숨이 막힘
- 요즘 사람들에게 행복이란 스트레스가 없는 상태인지도 모르겠음
- 악몽은 내가 불행하다는 증거가 아니라, 지금의 내가 멈춰 서 있다는 신호일지도 모른다는 말을 이해하게 됨
- 다시 살아 있다는 느낌을 되찾으려면 행동해야겠다고 생각함
- 지금 이 순간, 나에게 가장 필요한 건 잠임

1. 왕쉐친
난 오늘도 새벽에 꿈을 꿨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또다시 악몽이었다. 요즘 나는 좋은 꿈을 거의 꾸지 않는다. 왜일까. 왜 새벽 6시에 눈을 뜬 나는 늘 악몽 속에 있는 걸까. 내 꿈속에는 행복한 순간이 없는 걸까. 아니면, 요즘의 나는 사실 행복하지 않은 걸까. 낮에는 분명 웃고, 사람들 앞에서는 괜찮은 얼굴로 지낸다. 그런데 왜 밤이 되면 내 꿈은 늘 어둡기만 할까. 그렇게 깨어난 새벽, 나는 갑자기 깊은 생각에 빠졌다. 왜 나이가 들수록 '행복하다'는 감정을 잘 모르겠을까.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절은 언제였을까. 곧 40대를 앞둔 지금일까. 20대 후반, 30대에 행복한 가정을 꾸렸을 때일까. 20대 초반, 돈도 잘 벌고 세상 잘나가던 나였을까. 아니면, 아무것도 몰랐던 10대 시절일까. 나는 결국 10대의 나를 선택했다. 그때 나는 시골에서 살았다. 깨끗한 강물에서 놀았고, 파란 하늘을 올려다봤으며, 밤하늘을 가득 채운 별들을 보며 살았다. 맑은 공기를 마셨고, 흙길을 걸었고, 나무에 오르기도 했다. 돌이켜보면, 그때의 내가 가장 행복했던 것 같다. 요즘 아이들은 이런 삶을 잘 모른다. 좋은 게임도 하고, 유튜브도 보고, 휴대폰도 있고, 높은 빌딩에도 가본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요즘 아이들이 부럽다고 말한다. 하지만 나는 하나도 부럽지 않다. 왜냐하면 나는 이미 더 소중하고, 더 좋은 것들을 경험해 봤으니까.

요즘 세상은 너무 바쁘고, 너무 숨이 막힌다. 요즘 성인들에게 "요즘 가장 원하는 게 뭐냐"고 물어보면 어떤 사람은 8시간 푹 자는 것을, 어떤 사람은 출근하지 않는 하루를, 어떤 사람은 돈을 많이 버는 것을, 어떤 사람은 맛있는 음식을 편하게 먹는 것을, 또 어떤 사람은 화장실을 편하게 갈 수 있는 몸을 말한다. 생각해 보면, 이런 것들은 어릴 적엔 너무 쉽게 누리던 것들이었다. 아마 요즘 사람들에게 행복이란 스트레스가 없는 상태인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나는 요즘 왜 이럴까. 나는 가정주부이고, 일을 하지도 않아, 비교적 여유 시간도 많다. 그런데도 마음은 왜 이렇게 가라앉아 있을까. 돌봐야 할 아이도 없고, 남편은 늘 나를 먼저 생각해 주며, 경제적으로도 큰 걱정이 없다. 일을 하지 않는 나를 두고 주변 사람들은 나를 부러워한다. 그렇다면 나는 정말 행복한 사람인 걸까. 누군가 나에게 답을 알려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다가 나는 휴대폰을 들고 AI에게 물어봤다. AI의 답은 이랬다. "낮에는 괜찮은 얼굴로 지내지만, 밤이 되면 내 마음은 숨길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악몽은 내가 불행하다는 증거가 아니라, 지금의 내가 '멈춰 서 있다'는 신호일지도 모른다." 처음에는 그 말이 잘 이해되지 않았다. 하지만 몇 번이고 다시 읽다 보니 조금씩 뜻이 느껴졌다. 나는 지금 쉬고 있는 것이 아니라, 방향을 잃고 '나로서 살아 있다는 느낌'을 잃고 있었던 것이다.



작년에는 아산시가족센터에서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며 바쁘게 살았다. 하지만 지금은 방학 기간이라 할 일이 거의 없다. 나는 지금, 멈춰 있는 상태였다. 다시 살아 있다는 느낌을 되찾으려면 행동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거창하지 않아도 좋다. 내가 하고 싶은 것, 아무거나라도 일단 시작해야겠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나에게 가장 필요한 건 잠이었다. 나는 다시 조용히 누워 눈을 감았다.
왕쉐친 명예기자(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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