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충남 행정통합이 사실상 무산 수순을 밟고 있음
- 충청 여야의 통 큰 정치적 타결로 극적인 활로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됨
- 민주당은 여야 합의를 통해 법사위 통과를 다시 추진하겠다는 입장임
- 대전시장은 대전충남 행정통합법안을 보류시킨 것은 잘한 일이라고 함
- 정치권에서는 이번 대립의 배경에 지방선거를 앞둔 주도권 경쟁이 깔려있다는 분석이 나옴
- 이대로 협상이 진전을 보지 못하면 통합 논의가 사실상 무산될 가능성이 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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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이 25일 대전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사진=이성희 기자 |
똑같이 법사위에서 발목 잡힌 대구 경북이 3월 초 본회의에 올리기 위해 총력전을 벌이는 것과 같은 움직임을 대전 충남에서도 보인다면 통합 재추진을 위한 일말의 가능성은 살아난다.
하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이미 대전 충남을 향해 "공감 없는 통합은 안된다"고 쐐기를 박은 데다 충청 여야의 입장차가 워낙 커 현재로선 실현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법사위에서 대전·충남 행정통합법이 보류된 이후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에 협의를 거듭 제안하고 있다.
민주당 대전시당은 이날 대전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은 대전·충남의 미래를 후퇴시킨 책임과 역사의 준엄한 심판을 결코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힘을 규탄했다.
장철민 의원(대전 동구)은 "미래를 그려간다는 일은 힘을 모을 때만 가능하다"며 "며칠 남지 않은 시간 동안 대전시·충남도에서 찬성의 의견을 모아주시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같은 날 정청래 당대표도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향해 "논의를 하자고 회담을 제안했는데 왜 거기에 대해 답변을 하지 않는가"라며 "국가 균형 발전에 반대하는가. 장 대표도, 제 고향도 충남인데 고향 발전에 반대하는가"라고 회담을 재차 요구했다.
민주당은 여야 합의를 통해 법사위 통과를 다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협상의 출발점은 현재 발의된 법안을 토대로 논의를 이어가자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여기에 더해 민주당은 25일부터 국회 본관에서 국민의힘을 향한 연좌농성에 들어가며 압박 수위도 높이고 있다. 국민의힘이 통합에 반대한다면 당론으로 입장을 밝히고, 찬성한다면 법안 통과에 협조하라는 것이 핵심 요구다. 사실상 찬반 입장을 분명히 하라는 선택 압박에 나선 것이다.
이에 국민의힘은 자연스레 답변을 해야 하는 입장에 놓였다.
다만 국민의힘은 법안의 핵심 내용이 빠졌다며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해 성일종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에 담긴 지방세 확보와 권한 이양 등 실질적인 분권 특례가 반영되지 않았다는 이유다.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충남 서산태안)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우리의 법안을 수용한다면 야당도 통합은 적극 찬성"이라며 "지방분권의 가장 핵심이 국세의 지방세 이양과 개발제한구역 해제, 10년간 예타면제 등 지방정부로의 권한이양인데 민주당 법안에는 담겨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늬만 갖춘 통합을 할 바에는 안 하는 게 낫다"고 덧붙였다.
이장우 대전시장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어제 국회 법사위에 상정돼 논의된 법안은 고도의 지방분권이 담긴 법안이 아니다"라며 "어제 국회 법사위에서 대전충남 행정통합법안을 보류시킨 것은 잘한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시는 주민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서 시민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을 찾도록 노력하겠다"며 특례 보완 필요성을 강조했다.
결국 양측 모두 통합 자체에는 원칙적으로 동의하면서도, 어떤 내용의 통합을 할 것인가를 두고 서로 다른 법안을 고집하는 평행선 대치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대립의 배경에 지방선거를 앞둔 주도권 경쟁이 깔려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합이 현실화될 경우 초광역단체의 권한과 재정, 향후 선거 지형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어느 한쪽도 양보할 수 없는 혈전을 벌이는 것이다.
문제는 이대로 협상이 진전을 보지 못하면 시간만 흐른 채 통합 논의가 동력을 잃고 사실상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민주당은 협의라는 이름으로 자기 법안에 대한 동의를 요구하고, 국민의힘은 자기 법안이 최대 권한이라며 수용을 고집한다면, 타협의 접점은 좁아지기 때문이다. 결국 어느 한쪽이 명분을 세우면서 물러날 수 있는 절충안이 나오지 않으면, 통합은 장기 과제로 밀리거나 사실상 무산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화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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