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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환자 이송 병원 찾기, 119구급대→복지부 상황실로…"모니터 판단은 성급"

임병안 기자

임병안 기자

  • 승인 2026-02-25 18:24

- 3월부터 시범 운영되는 광역응급의료상황실 주도의 이송 시스템이 현장의 유연한 공조를 담아낼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나옴
- 보건복지부와 소방청은 3월부터 5월까지 3개월 동안 광역상황실과 119구급상황관리센터가 환자 이송병원을 결정하는 시범사업을 시행한다고 밝힘
- 중증도 낮은 응급환자는 119구급대가 이송지침과 병원의 의료자원 현황을 확인해 곧바로 이송함
- 이번 시범사업은 광주시와 전남·북도 3개 광역 지방자치단체에서 3개월간 우선 운영되고, 하반기 중 전국으로 확대할 표준 방안도 마련할 계획임
- 의료계에서는 이송 체계 개편만으로는 응급실 뺑뺑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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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4일 자정 무렵, 세종시에서 유리 파편에 얼굴을 다친 40대 남성이 안과 수술과 안면 봉합이 동시에 필요한 응급 상황에 처했다. 119구급대는 대전의 대학병원 응급실 중에서 수용 가능한 병원을 찾았으나 A대학병원은 안과 수술이 불가능했고, B대학병원은 안면 봉합 수술을 시행할 수 없는 여건이었다. 결국 응급실 의료진의 판단으로 A병원에서 먼저 봉합술을 마친 뒤 B병원으로 전원해 안과 수술을 받는 '병원 간 공조'로 위기를 넘겼다. 하지만 3월부터 시범 운영되는 광역응급의료상황실 주도의 이송 시스템이 이러한 현장의 유연한 공조를 담아낼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보건복지부와 소방청은 25일 합동브리핑을 갖고 3월부터 5월까지 3개월 동안 광역상황실과 119구급상황관리센터가 환자 이송병원을 결정하는 시범사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중증응급환자가 발생한 때 119구급대가 환자 정보를 광역상황실과 119구급상황관리센터에 동시에 전송해 실시간으로 공유한 뒤 광역상황실이 병원에 수용 가능 여부를 확인 후 이송 병원을 선정하는 방안이다. 환자가 구급차에 탑승한 채로 적정시간을 넘어 이송이 지연될 경우, 광역상황실이 안정화 처치가 가능한 우선 수용병원을 선정해 환자를 수용토록 하는 계획도 함께 시행한다. 중증도 낮은 응급환자는 119구급대가 이송지침과 병원의 의료자원 현황을 확인해 곧바로 이송한다. 이번 시범사업은 광주시와 전남·북도 3개 광역 지방자치단체에서 3개월간 우선 운영되고, 시범사업의 성과를 분석해 하반기 중 전국으로 확대할 표준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25일 브리핑에서 "응급 환자들이 제때 이송 병원으로 이송되지 못하는 문제에 대해 단기적으로라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중증 응급환자에 대한 이송·전원 체계를 강화하는 게 이번 시범사업의 핵심"이라며 "긴급한 환자에 대한 응급처치를 하고 전원시킬 수 있는 정도까지를 진료하는 병원을 지정해 환자를 이송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의료계에서는 이송 체계 개편만으로는 '응급실 뺑뺑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구조적 문제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환자의 이송병원을 강제함으로써 법적·행정적 의무만 강화될 경우 현장의 부담만 커질 수 있다는 의견이다. 광역상황실에서 근무하는 이가 전산만으로 응급실의 상황을 충분히 파악할 수 없을뿐더러 광역상황실과 응급실 간의 소통이 경직되고 단절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전 한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수술이 필요한 환자를 받으려면 수술실의 배후진료가 가능해야 하고, 한 명의 중증 응급환자를 소생하기 위해 여러 의료진이 집중적으로 처치할 빈 베드가 있어도 신규 환자를 받지 못하는 사례도 있다"라며 "응급실 상황이 광역상황실 모니터의 전산상으로 모두 표현되는 게 아닌데 환자를 응급실에 데려다 놓기만 하면 해결되는 것처럼 여겨서는 안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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