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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화분증이 특히 많은 이유는 역사적인 산림 정책과 깊은 관련이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일본은 전쟁으로 파괴된 도시를 복구하고 목재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대규모 조림 사업을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빠르게 자라고 건축 자재로 활용하기 좋은 '삼나무'가 전국 산림에 대량으로 심어졌다. 현재 일본 산림의 상당 부분이 이 삼나무 숲으로 이루어져 있다.
문제는 삼나무가 봄철에 매우 많은 양의 꽃가루를 방출한다는 점이다. 특히 나무가 약 30년 이상 성장하면 꽃가루 생산량이 급격히 늘어난다. 전후에 심어진 삼나무들이 성숙기에 접어든 1990년대 이후 일본에서는 꽃가루 양이 크게 증가했고, 이 시기부터 화분증 환자도 빠르게 늘어나기 시작했다.
또한 꽃가루는 바람을 타고 먼 거리까지 이동하기 때문에 도시 지역에서도 영향을 피하기 어렵다. 실제로 도쿄와 같은 대도시에서도 봄철이면 꽃가루 농도가 높게 측정된다. 여기에 자동차 배기가스 등 대기오염 물질이 결합하면 알레르기 반응이 더욱 강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러한 상황 때문에 일본에서는 일반적인 날씨 예보뿐만 아니라 꽃가루 농도를 알려주는 '꽃가루 예보'도 제공되고 있다. 일본기상청과 일본기상협회는 매년 봄 꽃가루 비산 시기와 농도를 발표해 시민들이 외출이나 건강 관리에 참고할 수 있도록 한다.
최근 일본 정부는 꽃가루 발생이 적은 품종의 삼나무를 보급하고 기존 숲을 점차 교체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넓은 지역에 조성된 삼나무 숲 때문에 화분증 문제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시모토 시노부 명예기자(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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