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클랜드 수목원의 여정은 메타세쿼이아 길에서 시작된다. 하늘을 향해 곧게 뻗은 나무들이 긴 터널을 이루고, 부드러운 햇살이 그 사이로 스며든다. 길을 걷다 보면 거대한 숲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는 자신을 느끼면서도 마음은 오히려 넓어지는 듯하다. 바람이 스칠 때마다 은은한 나무 향과 촉촉한 흙냄새가 퍼져 도시의 피로를 잊게 한다.
정원 안쪽으로 들어가면 정교하게 배치된 바위와 계단식 정원, 언덕 위에서 흐르는 폭포수가 공간에 깊이를 더한다. 물이 돌을 타고 흐르는 소리는 자연스러운 리듬이 되어 방문객의 발걸음을 이끈다. 곳곳에 배치된 꽃과 나무, 잔디밭은 시간과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아름다움을 선사하며, 자연이 만들어낸 작은 풍경 속에서 여유를 느끼게 한다.
정상에 오르면 시야가 한층 넓어진다. 한쪽에는 아산만의 수면이 잔잔하게 반짝이고, 다른 한쪽에는 층층이 가꿔진 정원이 산자락을 따라 이어진다. 이곳을 만든 사람들은 단지 나무와 꽃을 심은 것이 아니라, 자연과 인간이 함께 어우러지는 작은 낙원을 그려냈다.
피나클랜드의 진정한 매력은 화려함보다 '여백'에 있다. 오래된 나무 아래 놓인 의자, 햇살 아래 느긋하게 쉬는 동물들, 은은하게 조명을 밝힌 정원의 풍경, 이 모든 장면은 현실과 동화의 경계를 부드럽게 흐린다. 자연 속에서 잠시 멈추어 서면, 행복은 거창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피나클랜드는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다. 자연의 호흡에 맞추어 걸음을 늦추고, 살아 있다는 감각을 되새길 수 있는 공간이다. 정원을 떠날 때 방문객들은 사진 몇 장만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한층 맑아진 마음과 다시 세상을 향해 나아갈 힘을 품고 돌아가게 된다.
쩐티미유엔 명예기자(베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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