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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선 기상청장 |
꽃가루는 식물의 번식을 도와 생태계의 질서를 유지하는 긍정적 측면이 있지만, 우리 인간에게는 알레르기 비염을 비롯하여 결막염, 천식 등의 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더 큰 문제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최근 꽃가루로 인해 불편을 겪고 있는 알레르기성 비염 환자가 2021년 491만여 명에서 2023년 743만여 명으로 2년 만에 50% 이상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들어 평균기온 상승과 계절 변화의 영향으로, 꽃가루가 날리기 시작하는 시점이 점차 빨라지고 지속 기간도 길어지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국립수목원 자료에 의하면 2010년대 초반 침엽수 4종(소나무·구상나무·잣나무·주목)은 보통 5월 중순에 꽃가루가 날리기 시작했는데, 2024년에는 평균적으로 4월 26일에 날리기 시작하여 과거보다 보름 이상 빨라졌다. 이는 기후변화는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을 변화시키고,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준다.
꽃가루는 수목류, 잡초류, 잔디류로 구분되며, 수목류는 3~5월, 잔디류는 6~8월, 잡초류는 8~10월에 주로 발생한다. 꽃가루의 움직임은 날씨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데, 특히 수목과 잡초류의 꽃가루는 바람을 통해 이동하므로 바람 부는 날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꽃가루는 강한 바람보다는 초속 약 2m 내외의 약한 바람이 불 때 공중으로 높이 떠올라 더 멀리 퍼지며, 습도가 높거나 비가 내리면 대기 중의 꽃가루 농도는 일시적으로 낮아진다.
이처럼 꽃가루는 날씨와 연관되어 있기에, 기상청은 기온·습도·풍속 등 관측자료를 종합해 알레르기 증상 발생 가능성을 예측한 '꽃가루농도위험지수'를 기상청 날씨누리(특보·예보>공항·산악·생활)에 제공하고 있다. 이 지수는 꽃가루가 집중적으로 날리는 봄철(3~6월)과 가을철(8~10월)을 중심으로 매일 6시, 18시 두 차례, 지역별로 '낮음·보통·높음·매우높음'의 4단계로 발표된다. 오늘부터 모레까지의 정보가 제공되어 야외활동 계획이나 건강관리에 참고할 수 있으며, 단계별 행동 요령도 함께 안내되어 생활 속 꽃가루 질환 예방에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또한, 기상청은 장기간 축적된 관측자료를 토대로 서울, 강릉, 대전 등 주요 도시 8곳의 13개 수종에 대한 '꽃가루 달력'을 국립기상과학원 누리집에 제공하고 있다. 달력에는 수목류·잡초류·잔디류 등 식물 종류별로 꽃가루가 많이 날리는 시기가 월별로 정리되어 지역별 특성과 계절별 발생 경향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기상청이 제공하는 꽃가루 정보들을 활용하여, 꽃가루 농도가 높은 날에는 실내 환기 시간을 조절하고, 외출 시엔 마스크나 안경을 착용하면 꽃가루 질환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귀가 후엔 옷에 묻은 꽃가루를 털어내고 손과 얼굴을 깨끗이 씻는 것도 중요하다.
한편, 꽃가루 관측자료는 생활 건강 정보인 동시에, 장기적인 기후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지표이기도 하다. 꽃가루 시기가 점차 빨라지고 길어지는 최근의 양상은 우리가 기후변화에 더욱 체계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봄은 설렘과 희망을 안겨주는 계절이지만, 봄을 온전히 누리기 위해서는 보이지 않는 위험에 대한 이해와 준비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꽃가루 정보는 국민 건강을 지키기 위한 정보이자 과학적 관측의 결과물로, 이를 일상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건강한 봄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도 기상청은 과학적 관측과 분석을 통해 생활 속 유용한 꽃가루 정보를 제공하고, 변화하는 기후 속에서 국민의 삶을 지키고자 최선을 다하겠다. /이미선 기상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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