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
  • 박헌오의 시조 풍경

[박헌오의 시조 풍경-11] 다시 꺼내보는 4월의 序詩-불꽃은 언제나 젊게 타오른다

박헌오/한국시조협회 5대 이사장, 초대 대전문학관장

김의화 기자

김의화 기자

  • 승인 2026-04-03 00:00
정의의 불꽃은 언제나

뜨거운 젊음으로 타오른다



불담을 안고 있는 기억의 숯덩이는

갑년을 지나 팔순, 구순, 백수가 되어도

불씨 하나만 붙이면 그때처럼 그렇게

젊음으로 되살아나 타오른다.



1960년 3월 10일의 의거를 기억하는 우리의

그 불꽃으로 어두운 길 밝혀줄 등불을 들자.



역사는 밤에도, 겨울에도 멈춤 없이 흐른다

정의와, 자유와, 애국과, 사랑을 지은

우리의 역사가 그렇게 변함없이 흘러간다.



소리를 듣고, 점자를 읽으면서 소경은 가고

귀로 못 듣는 이는 수화로, 눈빛으로 소통하고

번뇌와 아픔과 빈곤이 있어도 절망하지 않음은

우리들의 마음속에 승리의 혼(魂)이 있었기 때문이다.



불의 앞에서 결연했던 우리에겐 두려움이 없었다.

정의의 불꽃이 어둠을 허물고 타올랐으므로―

그것은 우리의 당당한 길이었으므로―

우리는 모두 역사의 승리자, 인생의 승리자가 되었다.



우리의 후배들에게 어떤 시대든 정의를 지키는

혁명의 용기, 개척의 열정, 승리의 지혜를

물려 주리라. 우리가 세운 기념비의 불꽃으로―

인생은 늙어도 그날의 불꽃은 영원히 늙지 않는다.



계곡 물소리는 멈춤 없이 어둠을 헤쳐가듯

도요새는 밤낮없이 날아서 집을 찾아가듯

저 팔만대장경판이 한 자 한 자 불심을 일으키듯

불변의 진리는 올바른 길로만 나아간다.



참으로 옳았던 우리의 결의와 투쟁과 승리는

영원히 꺼지지 않고 이어가는

등불이 되고, 종소리가 되고, 천둥소리가 되리라.

그날의 뜨거운 학우들이여! 동지들이여!

우리는 자랑스러운 주인공이었음을 함께 기념하자.



하여 우리 후대들의 젊음위에

타오르는 민주와 정의의 불꽃을 이어 붙임으로써

그날, 4.19 동지들의 젊은 불꽃이 영원히 꺼지지 않고,

목마르지 않는 젊음 그대로 타오르게 하리라.

박헌오
박헌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 기사 모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