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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소리] 안심하고 투표할 권리

강병호 배재대 미디어콘텐츠학과 교수

조훈희 기자

조훈희 기자

  • 승인 2026-04-13 14:01

신문게재 2026-04-14 19면

강병호 배재대 미디어콘텐츠학과 교수 풍경소리
강병호 배재대 미디어콘텐츠학과 교수.
대한민국은 2026년 6월 3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다. 2025년 대통령 선거의 통계를 보면 이번 사전 투표율은 40%를 웃돌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많은 국민은 선거가 헌법에 명시된 선거의 4대 원칙(보통·평등·직접·비밀선거)을 제대로 준수하고 있는지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최근 대중에게 공개된 대형 토론과 국제무대에서 발언은 이러한 불신을 더 증폭시키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미온적 태도와 정치권의 제도 개선 의지 부족이 지속 된다면, 선관위는 또다시 '부정선거 프레임'의 함정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것은 사전 투표 관리관 도장 방식이다. '공직선거법' 제158조 제3항은 사전 투표 관리관의 직접 도장 날인을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선관위는 '공직선거관리규칙' 제84조 제3항을 근거로 인쇄 날인 방식으로 이를 대체해 운영하고 있다. 이는 법률의 취지와 충돌할 소지가 있으며, 투표용지 위조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2025년 12월 18일 헌법재판소가 '인쇄 날인 합헌' 결정을 내렸으나(2024헌마283 등), 이 판단은 국민적 불신을 해소하기보다 오히려 논란을 확산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이에 국민의힘 조정훈 의원은 2026년 2월 6일 인쇄 날인을 원천 금지하고 직접 날인을 법률로 강제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창원특례시 의회(2026년 3월 5일)와 김해시의회 등에서도 '직접 날인 원칙 회복 촉구 결의안'이 잇따라 가결되었음에도, 선관위는 여전히 '효율성'만을 이유로 현행 제도를 고수하고 있다.

또 다른 쟁점은 외국인 지방선거 투표권 문제다. 현행 공직선거법 제15조 제2항 제3호는 영주 체류 자격(F-5)을 취득한 외국인에게 3년 경과 후 지방선거 투표권을 부여하고 있다. 이 제도는 2005년 개정돼 2006년 제4회 지방선거부터 시행됐으며, 당시 외국인 유권자는 6726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2022년 제8회 지방선거에서는 12만 7623명으로 약 19배 증가했다. 2025년 말 기준 영주권자는 20만 4979명이며, 그중 중국 국적자가 16만 9226명으로 82.5%를 차지한다. 이에 따라 2026년 지방선거에서는 외국인 유권자가 15만 명 이상, 일부 전망으로는 20만 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상호주의 원칙이나 실질적 국내 거주 요건은 충분히 반영되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은 체류 기간 요건을 3년에서 5년으로 강화하고, 실거주 730일 요건 및 상호주의 도입을 골자로 한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최근 제기된 각종 의혹과 폭로성 주장 역시 논란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2월 27~28일 '펜 앤 마이크 TV'에서 진행된 '부정선거, 음모론인가?' 끝장토론(총 7시간 18분)에서는 김미영 VON 대표가 이준석 대표의 질문에 대해 부정선거 관련 핵심 인물 5인을 실명으로 지목하며 강도 높은 주장을 제기했다. 해당 토론은 실시간 최고 32만 명 동시 접속, 누적 조회수 600만 회를 기록했으며, 특히 10~30대 청년층 약 220만 명(약 30%)이 시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민적 관심이 매우 높다는 점을 방증한다.

여기에 더해 황교안 자유와 혁신당 대표는 3월 27일 미국 텍사스에서 열린 CPAC USA 2026 연설에서 "중국공산당(CCP)의 사이버 선거 해킹은 '한미 상호방위조약' 상 직접 침공에 해당한다"라고 주장하며, 윤석열 대통령 즉각 석방, 한미 공동 부정선거 조사, 관련자 자산 동결 등 5대 결의안을 제시했다. 국제 보수단체 회의에서 대한민국 선거에 대한 불신이 공개적으로 제기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결국 사전 투표 도장 인쇄 날인 유지와 외국인 투표권 제도의 현행 구조가 지속될 경우, 6월 지방선거 결과 역시 다시 불신 논란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최근 토론에서 제기된 의혹에 대해 당사자들이 투명하게 답해야 한다. 침묵과 회피로는 의구심을 해소할 수 없다. 자유 시민은 이러한 의혹이 해결된 후 안심하고 투표할 권리가 있다. /강병호 배재대 미디어콘텐츠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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