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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마음의 등불로 세상을 밝히다... 학림사 ‘오등회원’ 보설 10년 대장정

해인총림 방장이며 학림사 조실 학산 대원 대종사
선종사의 백과사전 ‘오등회원’ 매주 토요일 강설
조주록, 전심법요 등에 이어 10년 구법 여정 시작
각계 인사, 지역사회 관심 속 입재법회 성대히 봉행

고중선 기자

고중선 기자

  • 승인 2026-04-15 10:31

신문게재 2026-04-16 7면

계룡산 학림사 오등선원이 선종사의 정수를 담은 핵심 문헌인 『오등회원』을 10년에 걸쳐 강설하는 대장정을 시작하며 수행의 대중화에 나섰습니다.

학산 대원 대종사는 입재 법문을 통해 지식에 머물지 않는 실천적 수행과 본래 마음을 스스로 깨닫는 일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정법의 가르침을 설파했습니다.

이번 강설은 매주 토요일 정기 법석을 통해 방대한 선종 사서를 현대적 언어로 풀어냄으로써, 수행자와 일반 대중 모두에게 삶의 방향을 밝히는 지혜의 이정표가 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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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1일 학림사 오등선원에서 열린 대원대종사 오등회원 보설 입재법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학림사 제공)
한국 불교 간화선 수행 전통을 이어온 계룡산 학림사 오등선원이 선종사의 정수를 담은 핵심 문헌 『오등회원(五燈會元)』 강설의 10년 대장정을 시작했다. 해인총림 방장이자 학림사 조실인 학산 대원 대종사가 이끄는 이번 법석은 선종의 법맥과 사상을 체계적으로 조명하고, 이를 오늘의 삶 속에 구현해 수행의 대중화를 이끄는 소중한 정법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한국 불교 수행 전통의 정수를 설하는 장기 법석이라는 점에서도 그 의미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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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총림 해인사 방장 학산 대원대종사가 '오등회원' 강설 10년 대장정의 시작을 알렸다. 입재 법회에서 설법하는 대원 대종사. (사진=학림사 제공)
학림사는 지난 4월 11일 오등선원 설법전에서 '오등회원 보설' 입재법회를 봉행했다. 벚꽃이 만개한 계룡산 자락에는 정법을 향한 사부대중의 발걸음이 이어졌고, 강설에 대한 높은 관심을 증명하듯 법당은 시작 전부터 수행자와 불자, 지역 인사들로 가득 찼다.

법회는 룸비니합창단의 찬불가 '향심', '님의 소리'로 문을 열었다. 삼귀의와 반야심경 봉독, 내빈 소개와 축사가 차례로 진행되며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대강설의 서막을 알렸다. 이날 법회는 BBS불교방송을 통해 전국에 생중계됐다.

학림사 주지 경담스님은 인사말을 통해 "지난 10년간 대원 대종사께서 『조주록』과 『전심법요』 등을 통해 선의 가르침을 전해주신 데 이어, 『오등회원』 강설이라는 새로운 대장정을 시작하게 됐다"며 "선종사의 정수를 담은 이 문헌을 통해 수행의 방향을 다시 점검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한 "옛 도인들의 깨달음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시간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며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열린 법석임을 강조했다.

선원장 보관스님 역시 "『오등회원』 속 선사들의 가르침은 과거의 기록이 아니라 지금도 살아있는 수행의 길"이라며 "각자가 수행의 주체가 되어 자신의 마음을 돌이켜보는 기회로 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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룸비니합창단이 찬불가 '향심', '님의 소리'를 공양하고 있다. (사진=고중선 기자)
이날 현장에는 지역사회와 정치권 인사들의 축하 메시지도 잇따랐다. 진선미 국회의원은 "대원 대종사와의 인연이 10년이 넘는다"며 "그 가르침이 우리 사회를 더욱 밝고 지혜로운 방향으로 이끄는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황정아 국회의원 역시 "초심을 잃지 않고 공복의 길을 걷겠다"며 "지혜의 등불을 밝혀주는 법문이 많은 이들에게 힘이 되기를 바란다"고 축사했다.

또한 BBS불교방송 서진영 사장은 "이 감로법문이 시공간을 넘어 더 많은 이들에게 전달되도록 가교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으며, 윤호산 신도 수석 총회장은 "가르침의 핵심은 집착을 떠나 스스로 본래 마음을 깨닫고 실천하는 데 있다"며 "향후 10여 년의 긴 법석을 감사한 마음으로 받들며 수행 정진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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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산 대원 대종사 '오등회원' 강설 입재 법회에 참석한 수행자들과 사부대중들이 삼귀의를 하고 있다. (사진=고중선 기자)
발원문 낭독과 청법게송 뒤에는 이날 법회의 중심인 학산 대원 대종사의 입재 법문이 펼쳐졌다. 대종사는 법상에 올라 주장자를 세 번 내리친 뒤 "아시겠습니까"라는 물음으로 법문을 시작했다. 대종사는 "부처와 조사들이 밝혀온 마음의 등불은 온 세상을 비추고 있으며 모든 존재는 하나의 광명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설파했다.

대종사는 특히 "깨달음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자리에서 스스로 확인해야 할 문제"라고 강조하며 수행의 현재성을 짚었다. 또한 "문자를 따르지 말고 스스로 마음을 비추어 본래 자리를 확인하라"고 당부하며, 지식에 머무르지 않는 실천적 수행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화두는 생각으로 푸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본성을 꿰뚫어보는 길이며, 구름이 걷히면 본래 푸른 하늘이 드러나듯 번뇌가 사라지면 본래 마음이 드러난다"는 대종사의 가르침은 참석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남겼다.

회향게를 끝으로 마무리된 이날 행사는 참석자들이 수행의 의미를 되새기고 각자의 마음을 돌아보는 시간으로 채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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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원대종사 오등회원 보설 입재법회에 함께한 사부대중이 설법에 귀 귀울이고 있다. (사진=학림사 제공)
강설 문헌인 『오등회원』은 남송 시대 보제 스님이 선종의 다섯 계통 전등록을 집대성한 것으로, '선종사의 백과사전'이자 '간화선의 교과서'로 불리는 대표적 선종 사서다. 학림사 오등선원은 이번 강설을 통해 방대한 내용을 현대적 언어로 풀어내고, 매주 토요일 저녁 정기 법석을 통해 일반 대중도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는 지속적인 수행의 장을 마련할 방침이다.

학림사 관계자는 "이번 강설은 선종의 전통과 정신을 현대적으로 재조명하는 자리"라며 "앞으로 10여 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진행될 이 법석이 수행자들에게는 화두 정진의 지침이 되고, 일반 불자들에게는 삶의 방향을 밝히는 지혜의 등불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학림사 오등선원 소개

공주 계룡산에 자리한 학림사 오등선원은 3·1운동 민족대표 용성 스님의 의식개혁 정신을 계승하는 수행 도량이다. 용성 스님의 법손인 학산 대원 대종사가 1986년 재창건했으며, 지장보살 현시와 고암 성언 대종사, 월산 선사 등 당대 선지식들의 부촉 속에 세워진 유서 깊은 사찰이다. 학림사는 물질문명의 한계를 넘어 인간의 의식을 맑히고 성숙시키는 정신문화 확산에 힘쓰고 있다.

오등선원은 하루 18시간 좌선에 몰두하는 용맹정진 가풍으로 이름난 대한불교조계종의 대표 선원이다. 2017년 3년 용맹정진 결사를 봉행한 데 이어 현재도 1년 단위 정진이 이어지며, 간화선 수행 전통을 이어가는 치열한 구도 현장으로 자리하고 있다.

수행의 대중화 역시 오등선원의 중요한 축이다. 2001년 건립된 시민선원은 내·외국인과 종교를 초월해 누구나 참선에 참여할 수 있도록 문을 열었으며, 템플스테이와 함께 선 수행의 생활화를 이끌고 있다. 이는 현대인들에게 마음의 평안과 삶의 방향을 제시하는 수행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다.

공주=고중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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