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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언론인 출신 김효원 작가

직접 쓴 글과 직접 그린 그림으로 지은 농사에세이 <놀고 먹고 싶었는데 100평 텃밭이 생겼다> 발간
텃밭에서 깨달은 흙과 아버지, 그리고 삶에 관하여
서툰 농부의 느리지만 단단한 사계절 기록

한성일 기자

한성일 기자

  • 승인 2026-04-15 00:37
김효원
김효원 작가 사진=한국기자협회 제공
"놀고 먹고 싶었던 어느 날, 갑자기 100평 텃밭이 생겼습니다. 계획에도 없던 일이었지만 그 곳에서 예상치 못한 하루들이 시작됩니다. 지금 당신의 하루에 작은 텃밭 하나를 들여보세요.”

스포츠서울 노조위원장 출신 김효원 작가가 서울에서 고향 영월을 오가며 직접 쓴 글과 직접 그린 그림으로 지은 농사에세이 <놀고 먹고 싶었는데 100평 텃밭이 생겼다>를 발간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효원 작가는 “그래서 더 단단해지는 마음과, 늦게야 알아가는 사랑의 방식에 대하여 깨닫게 된다”며 “삶은 언제나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씨앗을 심는 일이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우리는 조금 더 단단해지고, 조금 더 다정해진다”고 전했다.

김 작가는 “이 책은 서울에서 기자 생활하며 살아온 제가 고향인 강원도 영월의 아버지가 남겨주신 텃밭을 오가며 보낸 시간들을 담은 농사 에세이”라며 “갑작스럽게 아버지의 부재를 마주한 뒤, 아버지가 남긴 땅을 일구며 시작된 '5도 2촌'의 삶은 기대와 달리 고단하고 서툰 날들의 연속, 그 속에서 저는 조금씩 삶의 다른 결을 배워가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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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작가는 “처음 해보는 농사는 실패 투성이었다”며 “모종을 심는 시기를 몰라 싹을 얼려 죽이기도 하고, 잡초를 이기지 못해 밭이 풀밭이 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또 “애써 키운 작물은 비에 쓰러지고, 벌레와 짐승에게 빼앗기기도 하지만 그 모든 과정 속에서 씨앗을 심는다는 것은 단순한 노동이 아니라, 수많은 변수와 기다림을 견디는 일이라는 것, 그리고 그 끝에 맺히는 열매는 단순한 수확이 아니라, 시간과 마음이 함께 만들어낸 결과라는 것을 깨닫는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텃밭에서의 시간은 점점 삶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꿔 놓는다”며 “비가 오지 않아도 걱정이고, 너무 많이 와도 문제인 자연 앞에서 인간은 늘 겸손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애써 키운 작물은 쉽게 무너지지만, 심지 않은 잡초는 누구보다도 잘 자라는 아이러니 속에서 저는 자연의 질서와 삶의 균형을 배운다”고 말했다. 그녀는 “농사를 짓기 전에는 당연하게 여겼던 채소와 과일 하나에도 수많은 손길이 닿아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누군가의 수고를 쉽게 말하지 못하게 된다”며 “직접 흙을 만지고, 땀을 흘리고, 기다리는 시간을 지나며 비로소 '키운다'는 것의 의미를 이해하게 된다”고 전했다.

그녀는 “무엇보다 이 책은 농사의 기록이면서 동시에 제 아버지에 대한 애도의 이야기”라며 “아버지가 남긴 땅을 일구며 저는 아버지의 삶을 다시 따라 걷는다”고 말했다. 또 “아버지가 왜 새벽마다 밭으로 나갔는지, 왜 그토록 묵묵히 농사를 지었는지를 몸으로 이해하게 된다”며 “흙을 만지는 시간은 결국 아버지를 떠나보내는 시간이자, 아버지를 마음속에 다시 들이는 과정이고, 저는 제 글과 그림으로 이 과정을 풀어나갔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계절은 반복되고, 씨앗은 다시 심어지고, 텃밭의 시간은 계속된다”며 “서툰 손끝으로 시작한 농사는 어느새 삶을 견디는 방식이 되고, 작은 텃밭은 마음을 돌보는 공간이 된다”고 전했다.

김 작가는 이어 “이 책은 부록으로 ‘텃밭 채소 재배 캘린더’와 ‘농사 패션의 정석’, ‘김효원의 텃밭 드로이’ 등을 담았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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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김효원 작가는 32년 경력의 언론인 출신으로 글과 그림을 넘나들며 일상의 풍경을 기록하는 감성 풍부하고 마음 따뜻한 작가이다.

강원도 영월 생으로 성신여대 국문과와 한국외국어대학교 정치행정언론대학원을 졸업했다. 스포츠서울에서 문화 담당 기자, 컬처앤라이프부장, 연예부장, 경제부장, 골프산업국장 등을 역임했다. 총 32년의 언론인 생활을 마치고 현재 서울과 영월을 오가며 텃밭 농사를 짓고 있다. 초등학교 때 꿈이 시인과 만화가였던 것을 잊지 않고 꾸준히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다. 필명은 ‘오요나’. 지은 책으로 《내 방에는 돌고래가 산다》, 《당신은 지금도 충분히》, 《오요나의 싱글데이즈》, 《쿠폰 한 장으로 독하게 시작하는 여우 재테크》, 《여자독립생활백서》 등이 있다. 일상의 풍경을 단순한 구도로 진솔하게 그려낸 그림으로 '도시정원'(2014), '근접응시'(2015), '고양時'(2019) 등 3회의 개인전을 열었다. '매혹'(2009), '트라이앵글'(2010), '정선과 비해당정원'(2014), '거울'(2015), 인터콘티넨탈호텔 아트페어 '하정민 and the lady'(2015), '회상-비전'(2019), '프린트 메이킹'(2021), '조각가의 탈레스만'(2021), 'EVERY DAY, ART'(2021)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가했다. 동화 《판다 바오바오의 모험》에 그림작가로 참여했다. '한 집 한 그림 걸기 운동'의 일환으로 3.9X5.2cm 나무 패널에 그림을 그려 냉장고 자석으로 판매하는 '예술자석 프로젝트'를 펼치고 있다.


한성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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