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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광장] ‘신행정수도 후속대책’에서 ‘진정한 행정수도’로

최형욱 행복도시건설청 차장

심효준 기자

심효준 기자

  • 승인 2026-04-22 10:28

신문게재 2026-04-23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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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욱 행복도시건설청 차장
며칠 전 새로운 일주일을 시작하는 월요일, 대통령 세종집무실 건축설계 공모안에 대한 국민공감투표 현황을 확인하고 형언하기 어려운 벅참을 느꼈다. 투표 시작 단 하루 만에 2만 7000명이 참여했고, 주말을 지나며 참여자는 더욱 늘어 총 5만 명에 육박한 것이다.

올해 1월 대통령 세종집무실과 국회세종의사당이 들어서는 국가상징구역 마스터플랜 국민참여투표 당시의 총 2만 7000표라는 기록을 단숨에 갈아치운 이 뜨거운 열기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는 단순히 멋진 건물을 짓는 것에 대한 호기심을 넘어, 미래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거대한 역사의 엔진이 어떤 모습이어야 할지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소망이 그만큼 크고 깊었다는 방증일 것이다.

오늘을 마지막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되는 이번 공감투표는, 그 한 표 한 표가 행정중심복합도시(이하 행복도시)가 더 이상 공무원 도시가 아닌, 국민 모두가 공유하는 '국가적 상징공간'임을 일깨워 주고 있다.

2004년 행정수도 위헌결정이라는 뼈아픈 좌절의 역사를 넘어 우리는 지난 20여 년간 '신행정수도 후속대책'이라는 다소 긴 수식어 아래서 행복도시를 건설해 왔다. 두 번의 강산이 변하는 사이 행복도시에는 47개의 중앙행정기관과 16개의 국책연구기관이 새 터전에 뿌리를 내렸고, 인접한 정부대전청사와 청주의 보건의료 관련 부처, 계룡의 육해공 3군 본부까지 아우르며 이미 국가 행정수도권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하지만 몸에 옷을 맞추는 것이 아닌, 옷에 몸을 맞춘 듯한 제도적 한계는 여전히 남아 있다. 2021년 국회법, 2022년 행복도시법 개정으로 대통령 세종집무실과 국회세종의사당 건립 근거는 마련했지만, 서울에 남겨진 기능과의 이원화로 인한 비효율 문제는 완전히 털어내지 못한 것이다.

이러한 지체된 흐름을 바꿀 수 있는 결정적인 변곡점이 바로 지금 우리 눈 앞에 펼쳐지고 있다. 현재 국회 국토위에서는 행정수도와 관련한 5개의 법안을 하나로 병합하여 심사하는 방안이 논의 중이다. 법안의 핵심은 대통령 집무실과 국회를 비롯한 핵심 헌법기관을 행복도시를 포함한 '행정수도 세종'의 품으로 완전히 이전하고, 그 추진체계를 격상하여 강력한 실행력을 확보하는 데 있다.

이로써 세종 국가상징구역에 들어서는 대통령 집무실이나 국회의사당이 국민과 어울리는 명실상부한 대한민국의 새 얼굴이자 시대정신의 산실로 완전한 기능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

물론 20여 전의 기억을 떠올리며 다시 마주할지 모르는 위헌 논란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헌법적 가치를 바라보는 시대의 눈도 변했다. 2004년 당시와 지금의 대한민국은 확연히 다르다. 행복도시는 이미 국가행정의 거점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했으며, 수도권 과밀과 지역 소멸의 위기는 이제 국가의 존립을 위협하는 실존적 문제가 되었다.

무엇보다 최근 대통령 세종집무실 건축설계 공모안 국민공감투표에서 국민이 보여준 폭발적인 관심은 행정수도의 완성이 더 이상 정쟁의 대상이 아닌, 우리 시대가 요구하는 필연적 과제임을 웅변하고 있다. 21년 전의 판단이 그 시대의 최선이었다면, 2026년의 판단은 변화된 국가적 위상과 성숙한 국민적 합의를 담아내는 그릇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제 우리는 '신행정수도 후속대책'이라는 긴 꼬리표를 떼고, 당당히 '행정수도'라는 본연의 이름을 불러주어야 할 때다. 행정수도특별법의 제정은 단순히 건물을 짓고 기관을 옮기는 기술적 절차를 넘어, 대한민국이 상생과 협력의 지방시대를 열고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는 가장 담대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

조속한 입법과 국민적 성원을 동력 삼아 '행정수도 세종'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비추는 가장 밝은 등불이 되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 국민의 큰 관심과 기대 속에 만들어지는 대통령 집무실의 청사진 위에, 진정한 행정수도의 꿈이 선명히 그려질 날이 머지않았다./최형욱 행복도시건설청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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