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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노인신문] 효의 도시 대전, 이제는 '효 교통문화'로 답해야 한다

조훈희 기자

조훈희 기자

  • 승인 2026-05-07 17:22

신문게재 2026-05-08 10면

홍창희
홍창희 명예기자
대전은 오랫동안 '효(孝)의 중심도시'로 불려왔다. 어르신을 공경하는 전통과 경로효친의 가치가 지역사회 전반에 자리 잡고 있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가져도 충분한 도시다. 그러나 교통안전이라는 측면에서 바라보면, 우리는 결코 안심할 수 없는 현실과 마주하고 있다.

최근 교통사고 통계를 보면, 대전의 교통사고 사망자 가운데 노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50% 내외로 나타난다. 이는 전국 평균 약 40% 수준을 웃도는 수치다. 특히 사망사고의 상당수가 보행 중 발생하고 있다는 점은 매우 심각하다. 길을 건너다 생명을 잃는 어르신들이 적지 않다는 사실은, 우리가 말해 온 '효'가 일상 속에서 충분히 실천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효는 말이 아니라 행동이다. 명절 인사나 형식적인 예우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르신이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다. 그런 점에서 지금 대전에는 '효의 도시'라는 이름에 걸맞은 새로운 실천이 필요하다. 바로 '효 교통문화'의 정착이다.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는 보행자 중심의 교통문화로의 전환이다. 특히 단일로 횡단보도의 운영 방식은 반드시 개선이 필요하다. 현재 많은 횡단보도가 인근 교차로 신호에 연동되면서, 횡단시간보다 대기시간이 훨씬 긴 구조를 보인다. 이동 속도가 느린 어르신들에게 이러한 구조는 큰 부담이 되고, 결국 신호를 기다리지 못해 무단횡단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현실적인 대안으로는 '단일로 횡단보도 1주기 2회 횡단신호 부여' 방식 도입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하나의 신호 주기 안에서 보행 기회를 두 번 제공함으로써 대기시간을 줄이고, 보행자의 신호 준수율을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신호 운영 개선을 넘어, 어르신의 생명을 보호하는 '효의 교통정책'이라 할 수 있다.



또 제도적 개선과 함께 중요한 것은 시민의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교통안전은 결국 사람의 행동에서 완성되기 때문이다. 특히 가정에서 시작되는 작은 실천이 큰 변화를 만든다. 어르신이 외출할 때, 자식들은 물론 손주들까지 자연스럽게 "차 조심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네는 문화가 필요하다. 이 한마디는 단순한 말이 아니라, 어르신의 주의를 환기시키고 가족의 관심을 전하는 중요한 행동이다.

더 나아가 가정의 출입문이나 현관에 '오늘도 차 조심'이라는 표어를 부착하고 외출 시 이를 읽고 나가는 습관을 들인다면, 어르신 스스로 안전을 인식하는 생활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을 수 있다. 이러한 일상 속 실천이야말로 진정한 효의 모습이다.

노인 교통사망률이 높다는 것은 단순한 교통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우리 사회의 배려 수준과 품격을 보여주는 지표다. 대전이 진정한 '효의 도시'로 남기 위해서는, 어르신이 안심하고 길을 걸을 수 있는 도시가 되어야 한다.



이제는 말이 아니라 실천이다. 길 위에서 어르신을 먼저 생각하고, 정책에서 보행자를 우선하며, 가정에서 안전을 당부하는 문화가 정착될 때 비로소 '효의 도시 대전'은 완성될 것이다.
홍창희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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