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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다문화] 둥근 만두피 속에 빚어넣은 ‘교차’와 ‘화합’의 봄

충남다문화뉴스 기자

충남다문화뉴스 기자

  • 승인 2026-05-31 11:45

신문게재 2026-01-31 2면

봄이 오면 산야는 생명력으로 들썩입니다. 부모님께서 산에서 직접 길러 보내주신 명이나물, 눈개승마, 두릅의 향기를 맡으며 저는 만두를 빚을 준비를 합니다. 한국의 봄나물과 돼지고기를 버무려 만두소를 만드는 이 시간은, 제가 경험한 중국의 만두 문화와 현재의 삶이 만나는 소중한 지점입니다.

중국에서 만두, 특히 교자(饺子, jiǎozi)는 명절에 빠질 수 없는 주인공입니다. 설날인 춘절에 만두를 먹는 이유는 그 발음이 해가 바뀌는 교차점을 뜻하는 '교시(交子)'와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즉, 만두를 빚는 행위는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의 복을 맞이하는 경건한 의식입니다. 또한 만두의 모양은 옛 화폐인 '원보元宝'를 닮아 있어, 가족의 풍요와 행운을 기원하는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화합을 빚어내는 손길, '투안위엔(团圆)'

중국 만두 문화의 핵심은 결과보다 '과정'에 있습니다. 온 가족이 둘러앉아 피를 밀고 속을 채우며 나누는 대화는 '투안위엔(团圆)', 즉 흩어졌던 가족이 하나가 되는 화합을 상징합니다. 저 역시 중국에서의 명절날, 가족들과 시끌벅적하게 만두를 빚던 추억이 있습니다. 그때의 따뜻한 기억 덕분에 만두는 저에게 가장 그리운 음식이 되었습니다.



올해는 그 추억 위에 한국의 봄을 얹었습니다. 부모님의 정성이 담긴 산나물을 다져 넣은 만두는 저만의 새로운 문화적 결합입니다. 중국의 전통적인 화합의 방식에 한국 산천의 싱싱한 생명력을 더하니, 입안 가득 두 나라의 풍미가 조화롭게 어우러집니다.

서로 다른 재료들이 하나의 만두피 안에서 깊은 맛을 내듯, 우리 사회도 각자의 배경을 존중하며 섞일 때 더욱 풍성해집니다. 오늘도 저는 얇은 만두피 안에 그리운 추억 한 스푼과 건강한 봄 내음을 정성껏 담아봅니다. 이 둥근 만두처럼, 우리 이웃들도 서로의 문화를 품어 안으며 따뜻하게 화합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한혜숙 명예기자(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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