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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헌오의 시조 풍경-18] 염치

박헌오/한국시조협회 5대 이사장, 초대 대전문학관장

김의화 기자

김의화 기자

  • 승인 2026-05-31 09:58
책 내고 겪는 맘은

기쁨 반, 슬픔 반



책 보내고 남는 맘은

희망 반, 걱정 반





반(半) 아닌 한 올이래도

걸리는 맘 뒤숭숭해요.





<시작노트>



단시조 집 한 권을 상재한다.

고뇌와 집념으로 책을 내면 후유~하고 한숨을 내쉬지만 갈등이 있다.

이 책에 담긴 글들이 나의 사유(思惟)에 충실 했는가? 이 책에 담은 나의 사랑과 진의가 그대로 전해질까? 책을 상재했다는 기쁨이 반이요 책은 이미 나를 떠나지만 험한 길로 보내야 한다는 슬픔이 반이다.

막상 책을 보내고 나면 받으시는 분이 애정 어린 눈으로 읽어주시고 미처 전해지 못한 내 마음을 조금이라도 더 알아주시리라는 희망이 반이요, 책을 받자마자 읽어도 보지 않고 덮어뒀다가 버림을 당할 수 있다는 걱정이 반이다.

요즈음 AI 시대에 한 순간에 글이 쏟아지고, 다양한 기법으로 포장되어 나오는 명문들이 만발하는데 이 소박한 책이 설 자리가 있을까가 두려운 게 사실이다. 그러나 나는 책이 가지는 전통과 순정과 귀함을 포기하거나 대체하고 싶지 않다. 반(半 )이 아닌 한 올의 실오라기일지라도 진정 열어주고 느껴주시는 분에게 존경심으로 드리리라. 내가 새로운 작품들을 모아 단시조집의 출간을 앞두고 드는 생각이다. 가장 어려운 책이 단시조집이란 것을 실감하면서 이번 시조집에는 고매하신 스승 곽영수 화백님의 문인화를 담아 '사제동행(師弟同行)'의 시조집을 내게 되었기 용기를 얻어 책을 낸다.

박헌오/한국시조협회 5대 이사장, 초대 대전문학관장

박헌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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