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여고생 살해 사건 수사 과정에서 경찰의 증거 인멸 및 부실 수사 정황이 드러나며 검찰의 보완수사권 필요성이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검찰은 보완수사를 통해 경찰이 놓친 강간 혐의를 추가로 밝혀냈으며, 이는 수사 초기 판단을 재점검할 수 있는 외부 검증 장치의 중요성을 시사합니다. 법조계와 경찰 내부에서는 수사권 논의가 기관 간의 권한 다툼을 넘어 국민의 권리 보호와 진실 규명을 위한 제도적 설계로 이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 |
| 중도일보 DB. |
피의자의 부친인 현직 경찰관이 범행 동기를 규명하는 데 활용될 수 있는 증거물을 폐기한 사실이 알려진 데 이어, 사건을 맡았던 경찰 수사팀장까지 증거인멸 혐의로 긴급체포되면서 경찰 수사에 대한 외부 검증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해당 사건 피의자 장윤기는 경찰 수사 단계에서 살인 혐의로 송치됐지만, 검찰은 보완수사를 거쳐 강간 등 살인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이후 피의자의 부친이 원룸 내 성인용품과 휴대전화 등을 폐기한 정황, 수사팀의 증거 보존 부실 의혹까지 불거지며 수사 초기 판단을 다시 점검할 수 있는 제도의 필요성이 커졌다.
![]() |
| 광주지검은 7일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 사건을 수사했던 광산경찰서에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 중이다. 검찰은 형사과 담당팀 관계자 등 다수 경찰관을 공무상비밀누설·증거인멸 등 혐의로 입건했다. 사진은 지난 6일 낮 12시 45분께 장윤기가 범행 수단으로 이용한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의 조수석 수납공간에 케이블타이가 놓여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
대전의 한 현직 경찰관은 "검찰이 직접 수사를 확대하는 방식에는 부담이 있지만, 기록 검토 과정에서 빠진 부분을 다시 확인하도록 요구하는 장치까지 없애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경찰 내부에서도 있다"며 "경찰 수사 신뢰를 위해서도 외부에서 한 번 더 들여다보는 절차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수사와 기소 분리 논의가 기관 간 권한 다툼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대 사건에서 수사기관의 초기 판단을 어떻게 검증하고, 부실 수사 의혹이 불거졌을 때 누가 어떤 절차로 다시 확인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훈진 법무법인 담현 대표변호사는 "보완수사권 문제를 검찰과 경찰 중 어느 기관이 더 많은 권한을 갖느냐는 식의 논쟁으로만 볼 경우 정작 국민은 빠지게 된다"며 "형사사법 제도의 수요자인 피해자와 피의자 입장에서 수사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는 구조인지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에게는 진실 규명과 권리 구제가, 피의자에게는 부실하거나 성급한 판단을 받지 않을 권리가 모두 중요하다"며 "수사 초기 단계에서 빠진 부분을 다시 점검하고 보완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현제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