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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선암사 '측간', 국가지정문화유산 지정 예고

우리나라 가장 아름다운 전통 화장실
조선시대 사찰 해우소 가치 인정 받아

전만오 기자

전만오 기자

  • 승인 2026-08-05 18:08
사본 -2.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예고된 순천 선암사 측간
5일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 예고된 순천 선암사 측간. (사진=순천시청 제공)
500년 역사의 순천 선암사 측간이 5일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 예고됐다.

순천시에 따르면 현재 대부분의 사찰 해우소가 현대적인 수세식 화장실로 바뀐 상황에서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선암사 측간은 자연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한국사찰의 수행전통을 상징하는 민속유산으로서 그 가치가 높아 이번에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 예고됐다고 밝혔다.

측간은 사찰의 재래식 전통 화장실을 부르는 말로 선암사 측간은 원래 청측·정랑(淨廊)·대변소(大便所)·뒤깐(뒷간) 등으로 불렸다.

참고로 해우소(解憂所)라는 말은 근대기 통도사 경봉 스님(1892~1982)이 처음 쓴 후 1998년 TV 요구르트 광고에 나오면서 사찰 화장실을 부르는 말로 널리 사용됐다.



선암사 측간의 정확한 건립연대는 알 수 없으나 일주문 중수 기록(조계문중창상량문)에 따르면 1540년 청측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건립됐다고 한다.

1597년 선암사 전체가 불탄 정유재란 때에도 일주문과 함께 불타지 않고 보존됐다가 일제강점기 1928년에 해체보수를 거치며 현재의 모습이 됐으며 1996년에 다시 수리했다.

입구에 걸린 '뒤깐(뒷간)'이라는 편액은 근대불교를 대표하는 선암사 고승 경운원기 스님(1852~1936)이 쓴 '大便所(대변소) 뒤깐' 편액에서 한글 부분만 떼어와 근래에 새로 만든 것이다.



건물은 정(丁)자형의 평면구조로 앞면 6칸, 옆면 4칸의 규모이며 자연지형의 높낮이를 활용해 앞면은 단층, 뒷면은 중층의 누각 형태로 조성했으며 문 없이 가슴높이의 칸막이를 두는 개방형 구조다.

또 쾌적한 화장실 공간을 만들기 위해 사용공간을 지면으로부터 높게 만들어 대변의 악취를 덜 맡게 하고 전후에 살창을 두어 통풍과 환기를 원활하게 한 것도 중요한 특징이다.

선암사 측간에 대해 일찍이 건축가 이수근 선생은 "한국에서 가장 멋진 화장실"이라 했으며 순천 출신 동화작가 정채봉 선생도 "선암사에 가면 꼭 한번 들려봐야 할 곳, 대한민국 제일의 뒷간"이라 극찬한 바 있다.

시 관계자는 "선암사 측간은 전통사찰 해우소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의 건물로 정호승 시인의 시처럼 누구나 삶의 슬픔과 번뇌를 내려놓고 위안을 얻을 수 있는 장소"라며 "시는 앞으로도 지역 문화유산의 가치를 알리고 체계적으로 보존·활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지정예고는 30일 동안 진행되며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한 뒤, 9월경 국가유산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최종 지정될 예정이다.

순천=전만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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