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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복지재단, 청소년 도박빚, 불법 사금융 피해 등 예방 교육 실시 (사진=경기복지재단 제공) |
문제는 대출 과정에서 제공한 휴대전화 연락처와 개인정보가 불법 추심에 악용되면서 부모나 친구, 교사 등 주변인에게 채무 사실이 알려지거나 협박성 연락이 전달되는 2차 피해로 번질 가능성도 있어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 사이버 도박과 불법 사금융 이용 심각
정부 관계부처 합동자료에서 사이버도박을 경험한 청소년 505명을 조사한 결과, 도박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사채 등 불법사금융을 이용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이 12.7%로 나타났다.
100명 가운데 12명 이상이 도박자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불법 사금융과 접촉해 사이버도박 정책을 단순히 사이트 차단이나 중독 치료만으로 접근하기 어렵다.
청소년이 도박에 빠지는 과정에서 금전적 손실과 이를 만회하기 위한 추가 베팅이 반복되고, 자금이 부족해지면 주변에서 돈을 빌리거나 대리입금 등의 방법을 찾는다.
특히 청소년은 성인에 비해 금융거래 경험이 부족하고 안정적인 소득도 없다. 채무를 상환할 능력이 제한적인 만큼 불법 사금융에 노출될 경우 피해가 커질 수 있다.
■ '대리입금'은 단순한 소액거래 아니다
청소년 불법사금융 문제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SNS와 메신저 등을 통해 이뤄지는 대리입금이다.
겉으로는 소액을 대신 결제하거나 돈을 빌려주는 거래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높은 수수료나 이자를 요구하거나 개인정보를 확보한 뒤 이를 이용해 상환을 압박하는 사례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사이버도박과 결합 될 경우 위험성은 더 커진다. 도박으로 돈을 잃은 청소년이 급하게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대리입금을 이용하고, 빌린 돈으로 다시 도박을 하다가 또다시 채무가 발생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채무 상환을 독촉하는 과정에서 가족과 친구 등 주변인에게 연락하거나 협박하는 불법추심이 발생하면 개인 채무가 가족 전체의 경제적·정서적 피해로 확대될 수 있다.
■ '피해를 말하지 않는 청소년'
정책적으로 더 심각한 문제는 피해가 발생해도 외부에서 이를 즉시 파악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청소년 입장에서는 도박 사실 자체가 부모나 교사에게 알려지는 것을 두려워할 수 있다. 여기에 돈을 빌린 사실까지 드러날 경우 처벌이나 비난을 우려해 피해 사실을 숨길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피해가 이미 발생한 뒤 신고를 기다리는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학교전담경찰관(SPO)이나 교사, 상담기관 등이 청소년의 변화를 관찰하면서 도박 여부뿐 아니라 돈의 흐름과 대출 여부까지 확인하는 조기 발견 체계가 필요한 이유다.
이번에 경기복지재단 불법사금융피해지원팀이 경기남부경찰청 학교전담경찰관을 대상으로 교육에 나선 것도 이러한 대응 방식의 변화를 반영한다.
■ 경기도 대응, '사후 구제'에서 '조기 발견'
경기복지재단은 2일 학교전담경찰관 실무 과정에서 청소년 불법사금융 피해 예방과 대응을 위한 교육을 실시했다.
이날 교육에서는 청소년이 불법사금융에 유입되는 경로부터 사이버도박과 불법대출의 연계 위험, SNS·메신저를 이용한 대리입금 방식, 고금리 및 불법추심 피해 유형, 피해 발생 시 초기 대응방법과 전문기관 연계 절차 등이 다뤄졌다.
핵심은 경찰이 사건을 처리하는 단계에서 금융피해까지 함께 살펴보아야 한다.
도박자금을 어디에서 마련했는지, 돈을 빌린 적이 있는지, 대리입금이나 사채성 거래를 이용했는지, 대출 과정에서 연락처나 개인정보를 제공했는지, 현재 협박이나 추심을 받고 있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
■ 정부도 '자진신고-치유-피해구제' 연결
정부 역시 청소년 사이버도박을 단순한 처벌 대상으로만 접근하지 않는 방향으로 대응하고 있다.
경찰청 등 6개 관계부처는 올해 5월 18일부터 8월 31일까지 청소년 사이버도박 자진신고 제도를 운영했다.
신고한 청소년에 대해서는 도박 중독 치유를 지원하고, 대리입금 등 불법사금융 피해가 확인될 경우 금융당국의 원스톱 종합·전담 지원체계로 연계해 피해구제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중요한 정책적 의미가 있다. 청소년 사이버도박을 발견했을 때 '도박 행위'를 끝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발생한 금융피해까지 함께 찾아내는 방식으로 대응 범위를 넓힌 것이다.
■ 관건은 '기관 간 연결'이 실제로 작동하느냐
다만 대응체계를 구축하는 것과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청소년 사이버도박 사건을 발견한 경찰이 불법사금융 피해까지 파악했다고 하더라도, 피해자가 어디에서 어떤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 안내받지 못한다면 실질적인 구제로 이어지기 어렵다.
반대로 금융피해 상담기관이 피해 사실을 확인하더라도 도박 중독이나 학교생활, 가정 문제까지 연결되지 않으면 또 다른 피해가 반복될 수 있다.
결국 필요한 것은 경찰-학교-복지-금융-법률기관을 연결하는 현장 대응망이다.
이와관련 경기복지재단 불법사금융피해지원팀은 현재 피해 상담을 비롯해 채무관계 분석, 불법추심 대응, 거래 종결 지원, 경찰·법률·금융·복지기관 연계와 사후관리 등을 수행하고 있다.
이번 교육은 이러한 피해지원 경험을 학교전담경찰관과 공유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 '도박 예방'만으로는 부족
이번 사안을 정책적으로 보면 결국 질문은 하나로 좁혀진다. 청소년 사이버도박을 발견했을 때 어디까지 개입할 것인가 이다.
도박 사이트 이용 여부만 확인하고 상담을 연결하는 것으로 충분한지, 아니면 도박자금의 출처와 대출 과정, 개인정보 유출, 불법추심 여부까지 확인해야 하는지가 핵심이다.
특히 청소년에게 불법사금융은 성인보다 훨씬 취약한 문제다. 경제적 자립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채무를 스스로 해결하기 어렵고, 결국 부모가 대신 돈을 갚으면서 청소년 개인의 도박 문제가 가정의 경제적 위기로 전이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한편 재단은 앞으로도 경찰과 교육기관 등 관계기관과 협력을 확대하고, 피해 발생 이후 구제뿐 아니라 불법사금융으로 넘어가기 전 단계에서 위험을 발견하는 예방 중심 대응체계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경기=이인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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