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세종 지역 11개 신협이 공동 집행한 170억 원 규모의 대출에서 소유권 없는 차주에 대한 자금 집행과 브로커의 서류 단독 작성 등 심각한 절차적 부실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신협 측은 적법한 절차에 따른 대환 대출이며 채권 확보도 안전하다고 해명했으나, 실제 여신 과정에서 본인 확인이 생략되고 기초적인 사업성 검증조차 미흡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특히 대출의 근거가 된 병원 유치 계획의 현실성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전문가 분석까지 더해지며 여신 취급의 적정성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신협 측은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본보 취재 결과 소유권이 없는 차주에 자금이 집행되고 브로커가 전 여신 서류를 단독 작성하는 등 정황이 확인됐다.
11일 금융권과 창신신협 등에 따르면, 해당 대출은 티앤케이씨㈜를 차주로 하여 충북·세종 지역 11개 신협이 총 170억 원을 공동 대출(창신신협 32억 4000만 원)한 건이다.
신협 측은 관련 의혹에 대해 "대출금은 기존 PF대출금 대환(132억 원)과 필수 금융비용·제세공과금·권리제한 말소 비용(27억 7300만 원) 등 지정된 용도로만 집행됐다"며 "금융기관의 서면 동의 없이는 인출이 불가능하도록 이중 차단해 사용처 방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또 채권보전과 관련해서도 "무궁화신탁을 통해 1순위 우선수익권을 취득해 근저당권 설정보다 안전하게 채권을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취재 결과, 대출 과정에서 심각한 절차적 하자 정황이 나타났다.
대출 당시 해당 부동산의 소유권은 KB부동산신탁에 있었으며, 차주인 티앤케이씨는 소유권을 단 한 번도 보유하지 않은 상태였다. 정석적인 절차라면 소유권이 티앤케이씨로 이전된 후 대출이 집행되어야 했으나, 소유권은 시행사인 메가드림㈜을 거쳐 당일 무궁화신탁으로 바로 넘어가며 차주의 소유권 취득 과정이 생략된 것으로 확인됐다.
여신서류 작성 과정의 '대리인 단독 자서' 논란도 불거졌다.
창신신협은 "변호사 입회하에 대표자와 연대보증인의 위임장, 인감증명서, 신분증 사본을 철저히 확인하고 원본 대조를 마쳤다"고 주장했으나, 실제 신용조사서·여신신청서·금전소비대차계약서 등 전 여신 단계의 서류를 브로커 A씨 1인이 단독으로 자서한 것으로 확인됐다. 차주 대표자 B씨의 현장 확인 기록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금융계 관계자는 "대표자와 연대보증인의 신분을 직접 확인했다면 대리인이 서명할 이유가 없고, 본인이 없었다면 단순 서류 대조일 뿐 실체적 본인 확인으로 볼 수 없다"며 "용도 지정 집행 주장 역시 여신서류상 시설자금과 운전자금의 구분 기표 근거가 제시되어야 입증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미분양 담보대출 기준 위반 및 병원 입점 사업성과 관련해 신협 측은 "분양계약서 징구, 현장 실사, 병원장 면담 등을 통해 사업성을 확정 후 취급했으며, 관련 규정은 대출 이후 신설되어 소급 적용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병원·요양원 유치 전문 금융 관계자는 "해당 지역 내 해당 규모의 병원 유치 사업계획은 현실성이 매우 떨어진다"며 "요양원의 경우 보통 200병상에서 150병상은 기본적으로 확보돼야 하는데 기초적인 사업성 검증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청주=엄재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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