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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시평]뿌요뿌요, 아직 우리는 현역이다

최동연 건양사이버대 교육혁신처장

이상문 기자

이상문 기자

  • 승인 2026-10-13 18:04

신문게재 2026-10-14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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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연 건양사이버대 교육혁신처장
'뿌요뿌요'라는 이름을 듣고 멜로디부터 떠올렸다면, 아마 1990년대의 어느 여름을 기억하는 세대일 것이다. 혼성그룹 유피(UP)의 경쾌한 노래가 흘러나오던 시절, 지금의 4050세대는 학생이거나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청년이었다. 그런데 그 이름이 최근 아시안게임 기사에 등장했다. 추억의 노래인 줄 알았는데 경기 종목이란다. 반가워서 한 번, 뜻밖이어서 다시 한번 놀라게 된다.

기사는 또 다른 놀라움을 전했다. 뿌요뿌요라는 종목에서 일본의 11세 초등학생 선수가 우승했고, 별도의 대전 격투 게임 단체전에서는 한국의 이광노, 배재민, 연제길이 금메달을 합작했다. 이들의 나이는 각각 45세, 41세, 39세였다. 한쪽에는 초등학생이, 다른 쪽에는 오락실을 기억하는 세대가 금메달을 딴 것이다. 같은 e스포츠 무대에서 서로 다른 세대가 각자의 실력을 증명한 것이다.

새로운 무대는 새로운 세대만의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디지털이라는 말 앞에서는 더욱 그렇다. 젊은 사람은 익숙하고, 나이 든 사람은 뒤처진다는 구분이 자연스럽게 따라붙는다. 그러나 이번에 목에 금메달을 건 선수들은 그 단순한 구분을 흔들었다. 과거에 시작한 일이 현재의 경쟁력이 될 수 있고, 오래 쌓은 경험이 새로운 무대에서도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이 장면을 AI 시대의 배움에 겹쳐보게 된다. 생성형 AI가 글을 쓰고 자료를 정리하며 이미지를 만드는 모습을 보면, 기성세대는 기대와 함께 불안을 느낄 수 있다. 지금까지 익혀온 방식이 더는 통하지 않는 것 같고, 새로운 도구를 배우는 속도에서도 젊은 세대와 차이가 날 것 같다. 그러다 어느 순간 "이제는 젊은 사람들이 할 일"이라며 스스로 한발 물러서기도 한다.



하지만 AI를 처음 쓴다고 해서, 자신의 일과 삶까지 처음 시작하는 것은 아니다. 성인학습자에게는 살아온 시간만큼의 경험이 있다. 무엇이 문제인지 알아보고, 그럴듯한 답과 실제로 필요한 답을 구분해온 시간이다. 그 경험이 AI 활용 능력을 저절로 만들어주지는 않는다. 그러나 새로운 기술을 자신의 일과 연결하는 바탕은 될 수 있다. 필요한 것은 경력을 지우는 일이 아니라, 그 위에 새로운 배움을 더하는 일이다.

물론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격려만으로 충분하지는 않다. 국가대표 선수의 성취를 모든 성인의 현실에 그대로 대입할 수도 없다. 성인에게는 일과 가족을 돌보는 책임이 있고, 공부에 쓸 수 있는 시간도 서로 다르다. 디지털 도구에 대한 익숙함에도 차이가 있다. 새로운 시대에 참여하라고 말하려면, 참여할 수 있는 조건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

사이버대학의 역할도 이 지점에서 구체화된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줄여 고등교육의 기회를 제공해온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성인의 경험과 새로운 기술을 연결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기초부터 차근차근 익힐 수 있는 안내, 자신의 직무에 적용해보는 실습, 시행착오를 수정할 수 있는 피드백이 함께 있어야 한다. 강의를 들었다는 사실이 실제로 할 수 있는 일의 변화로 이어져야 한다.



성인학습자를 기술 변화에 뒤처진 사람으로만 바라보면 교육은 부족한 것을 채우는 일에 머문다. 이미 경험과 역량을 가진 사람으로 바라보면 교육은 그것을 새롭게 확장하는 일이 된다. 사이버대학은 성인이 가진 힘을 알아보고, 그 힘이 변화한 환경에서도 쓰일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뿌요뿌요'는 누군가에게 여전히 추억의 노래다. 그러나 같은 이름은 오늘의 경기장에서도 불리고 있다. 그 노래를 듣던 세대 역시 추억 속에만 머물러야 할 이유는 없다.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자신의 경험과 연결하며, 지금의 일과 삶을 다시 만들어갈 수 있다.

AI 시대의 현역이 된다는 것은 젊은 세대처럼 되는 일이 아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시간에 새로운 배움을 더하며 자신의 역할을 이어가는 일이다. 사이버대학이 열어야 할 배움의 길도 그곳에 있다. 추억을 가진 사람들이 오늘의 가능성까지 가질 수 있도록.
최동연 건양사이버대 교육혁신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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