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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약속의 중요성

이성희 교육미디어부 차장

입력 2018-03-26 09:03   수정 2018-03-26 10:40
신문게재 2018-03-27 21면

약속1
지난 3월 8일 내포의 충남도청 1층 로비가 아침부터 북적였다. 몇 명인지 헤아릴 수도 없는 기자들이 전국에서 모였다.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기자들간 작은 다툼도 곳곳에서 벌어졌다. 모두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를 취재하기 위해 모인 기자들이다. 안 전 지사는 자신의 입장을 밝히겠다며 3월 7일 충남도청의 간부에게 문자를 보내왔다. 문자의 내용은 '3월 8일 오후 3시에 충남도청을 방문해 자신의 입장을 발표하겠다'라는 것이었다. 공보관은 이 사실을 기자들에게 통보했고 기자들은 온 국민의 관심사가 쏠린 사안이라 생각해 일찌감치 진을 치고 안 전 지사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게 웬일. 약속시간 2시간을 앞두고 안 전 지사는 공보관을 통해 입장발표를 취소한다는 문자를 다시 보내왔다. 안 전 지사가 입장을 밝히려는 마이크 앞에 서서 공보관은 문자의 내용을 공개했다. 기자들은 오지 않는 안 전 지사 대신 입장발표 취소를 알리는 공보관을 취재하기에 바빴다. 그렇게 태풍이 지나간 듯 다시 고요함이 찾아올 쯤 하나 둘 씩 불만 섞인 목소리가 튀어 나왔다. "애초에 입장을 발표한다는 얘기나 하지 말지"부터 "이왕 취소할거면 일찍 취소해서 헛걸음이라도 하지 않게 해주지"등등 대부분이 원망이었다. 안 전 지사의 약속 하나에 그 많은 기자들이 시간을 허비한 것이다. 충남도의 도백(道伯)을 8년간이나 역임한 수장이 보여선 안 될 행동이었다.

이처럼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누구든 피해를 보게 된다. 그중 가장 많이 피해를 보는 업종이 음식점이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한 해 서비스업종에서 발생하는 연간 매출액은 약 4조 5000억인데 그중 노쇼로 인한 피해가 20%로 음식점이 가장 높다고 한다. 특히 비싼 음식의 경우 그 피해는 더 커진다. 노쇼(no-show)는 식당에 예약을 해놓고 약속시간에 오지 않는 사람들을 일컫는 용어이다.

이런 소상공인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정부는 지난 달 28일부터 노쇼에 대한 위약금 규정을 새로 적용했다. 식당 예약 시 한 시간 전까지 취소하지 않으면 예약금을 돌려받을 수 없게 되는 내용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식당이 예약금제도를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보증금을 받거나 약속을 어긴 고객을 신고하면 손님이 줄어들기 때문에 점주로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현실이다. 그래서 어떤 식당들은 아예 노쇼 고객들에 의한 피해를 막기 위해 예약손님을 받지 않는다.

약속(約束)은 사전에서 '장래의 일을 상대방과 미리 정하여 어기지 않을 것을 다짐함'이라 정의 되어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어기지 않을 것을 다짐함'이다. 이미 약속을 했다면 어기지 않아야 된다는 것이다. 흔히 누구를 만나면 자주 쓰는 말이 있다. "언제 밥 한번 먹자" 이 말은 거의 인사치레라고 생각하면 된다. 구체적인 시간과 장소 등이 정해지지 않고 쓰이는 말이다 보니 상대방도 그렇게 생각하고 넘어간다. 하지만 시간과 장소를 명확히 정하고 만날 것을 정했다면 그것은 상호간에 약속이 정해진 것이니 꼭 지켜야 한다. 자주 어기면 주변에 아무도 남지 않는다. 약속을 잘 지켜야 소중한 것도 잃지 않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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