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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돋보기]전문 운동선수 교육 시스템은 잘못됐다

충남대 정문현 교수

박병주 기자

박병주 기자

  • 승인 2019-07-10 11:25

신문게재 2019-07-11 12면

정문현
충남대 정문현 교수
연봉 100~200억 받는 세계적인 선수가 될 수 있는 우수한 DNA를 가진 대한민국 스포츠 영재들이 우리나라를 떠나고 있다.

돈만 있으면 떠난다는 게 맞겠다. 아무리 천재라고 해도 입시 위주의 고교 수업을 따라 학습하면서 운동으로 성공한다는 건 극히 어려운 일이다.

혹자들은 그것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격이라 단언한다. 한 두명이 할 수 있다고 모두가 하는 건 아니다. 그 잣대로 선수들을 모지리라 취급하면 그게 더 '모지리'다.



여러분은 연봉 몇십억 또는 몇백억을 받고 있나? 아니면 그런 사람을 만들어 낼 수 있나?

수많은 스포츠 스타들이 수익에 대한 증거를 증명하고 있는데 왜 교육시스템은 그들을 죄인 취급하나?

축구의 경우 수많은 스포츠 스타들이 국내 교육시스템을 거부하고 해외로 떠나고 있다.

박지성 세대까지가 출전 등으로 인한 수업 결손을 인정한 세대라면, 지금 세대는 이것이 불가능하다. 훈련이나 시합 등으로 수업일수가 부족하면 다른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

필자는 지난 기고를 통해 손정웅(손흥민 아버지)씨의 대안학교 프로젝트를 소개한 바 있다. 현재 교육 시스템으론 세계적인 선수를 키워낼 수 없어 아들을 '홈 스쿨링' 형식으로 직접 교육했고, 손흥민이 고등학교 1학년이 되자마자 독일로 조기(早期) 유학을 떠나 보냈다.

너무 가난해서 살기 힘들었다는 손흥민은 주급 2억 원을 받고 연봉 116억 원+각종 부수입(CF 등) 등을 받는 대한민국 최고 스포츠부자 반열에 올랐다.

5~6년 뒤면 1000억 원 이상을 벌게 된다.

U-20 월드컵 축구대회에서 세계적인 선수로 떠오른 이강인 역시 '조기 유학파'다. 2007년 '날아라 슛돌이'라는 방송을 통해 발굴된 이강인은 2011년 스페인 발렌시아로 떠났다.

'한국 여자탁구 신동' 신유빈(15·청명중3)이 축구의 이강인(18·발렌시아)처럼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했다. 신유빈은 세계적인 선수가 되기 위해선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올 초에는 까다로운 학사규정에 걸려 중고대회에 출전하지 못하기도 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마음 편하게 운동선수로 성공할 수 있는 교육시스템을 왜 만들지 못할까.

어떤 문제가 있을 때마다 체육계의 병폐라며 목을 쥐려 하는데, 대한민국 교육제도를 만들고 실행하는 기관은 체육계가 아니고 교육부라는 사실을 큰소리로 알려 주고 싶다.

안일한 교육부는 지금도 이 나라 스포츠교육 환경이 맞지 않아 나라를 떠날 궁리만 하는 미래의 손흥민, 이강인을 국내에서 성장시킬 교육 프로그램을 내놓겠다는 생각조차 없는 것 같다. 또한, 이에 대한 반성은 눈곱만큼도 보이지 않는다.

부모 입장에서 보면 두 사람이 벌어 자녀를 선수로 성장하는데 올인하며 오로지 성공(경제력)만을 바라고 운동시키는 거다.

미래의 생활체육동호인을 육성하기 위해 전문선수의 길을 택한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우리나라 스포츠 스타 중에 1000억 원 넘게 번 사람이 여럿이고, 연봉 수십억에서 100~200억 원 하는 스타들이 이제는 즐비하기까지 하다.

어느 대학을 나와야 어떤 회사에 다녀야 대한민국 국민이 이런 연봉을 받을 수 있나?

수많은 스포츠 스타들이 온갖 어려움을 이겨내고 가슴에 태극기를 달고 세계를 누비며, 나라를 알리고 막대한 돈을 벌어들이며 엄청난 세금을 내며 국가에 기여하고 산다.

그러면서 온 국민을 하나로 모아 거리 응원을 하게 하고, 전국적인 스포츠경기를 통해 조 단위의 한국경제를 견인하고 있다.

대기업이 자동차, 핸드폰을 많이 팔았다고, 정치인이 정치를 잘했다고 온 국민이 전국에 모여 "대~~한민국"을 외치는 것을 본 적이 있나.

제발 우리나라에서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가 탄생할 수 있도록 좋은 스포츠교육 시스템을 만들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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