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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인공터널 마을파괴 '논란'

옥천 이원면 건진리 “강한 진동으로 담장마다 균열” 주장 철도시설공단 관계자 “코레일에 설계 문제점 제기했었다”

충북=이영복 기자

충북=이영복 기자

  • 승인 2010-02-17 13:57

신문게재 2010-02-18 19면

KTX가 지나는 옆마을인 옥천군 이원면 건진리 마을 주민들은 요즘 몇분마다 지나는 고속철 때문에 드릴로 벽을 뚫는 듯한 진동에 잠을 설친다고 호소하고 있다.

2004년 완공된 KTX 터널은 마을 뒷산을 파고 터널 시공후 그위에 흙을 쌓아 건설된 인공 터널로 길이는 약 2km 인데, 짧게는 마을과 5m에서 길게는 50m 떨어져 마을과 너무 가까운게 이유라는 주민들의 주장이다.

마을 이장 김회보(56)씨는 “KTX가 처음 개통된 초기에는 진동이 덜했는데 요즘와서 열차의 속도가 빨라져서 그런지 밤이면 바닥을 드릴로 뚫는 듯한 진동을 느낀다”라며 “마을 집집마다 담장에 균열이 가지 않은 집이 드물 정도”라고 말했다.

실제로 터널과 가장 가까운 건진리 3반 마을 17가구 중 10가구 이상이 담벽에 균열이 생기고 어떤곳은 담장벽돌 일부가 떨어져 나간 곳이 있다.

김 이장은 “마을 뒷산에 만들어진 인공터널이 설계부터가 잘못된 것 아니냐?”며 “KTX측에 대책을 요구했지만 조치를 취하겠다는 말만 듣고 아무 대책이 없었다”라고 말했다.

터널을 관리하는 한국철도시설공단 한 간부는 “지난해 민원이 제기 되었을 때 한국철도공사(코레일)측에 인공터널이 마을과 너무 가까운 것에 대해 설계상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 라고 공문을 보냈지만 그쪽에서 설계에는 문제가 없다 라는 회신을 받았다”라고 말해 인공터널이 설계상 문제가 있을수도 있음을 우려했다.

마을 사람들은 “앞으로 더 걱정되는 것은 현재 공사중인 식장산을 관통하는 터널(800m)이 몇년후 완공되면, 지금의 직선코스가 수km 더 길어져서 열차속력이 더 빨라져 진동도 더 심할 것” 이라고 걱정하고 있다.

김철식(42) 건진리 새마을지도자는 “진동과 소음도 문제지만 터널 개통후 산에서 내려오는 물길이 바뀌어 마을 아래 과수원을 깎는 것도 큰 문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철도시설공단 박정수 시설팀장은 “지난해 배수에 관한 민원이 들어와 올해 예산이 확보되면 축대를 쌓는다든지 다른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며 “진동과 소음에 관해서는 공식적으로 민원이 들어오지 않았지만 측정해서 주민들과 대책을 세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마을 전체가 방바닥 진동을 호소하는 이곳 건진리 3반 마을은 마을 뒷산을 깍아서 터널을 만든뒤 다시 흙을 쌓는 독특한 형태의 터널로 KTX가 마을 뒷산 위를 지나고 있다. /옥천=이영복 기자 punglui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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