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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0g에 불과했던 신생아를 살린 명의 ‘변상현 원장’

우창희 기자

우창희 기자

  • 승인 2013-09-03 17:24
명의는 참으로 많다. 동서고금의 유명의사들은 존경을 받았다. 기가 막히게 잘 고쳐서 명의가 되는 것이 아닌 마음으로 환자를 대하는 의사를 우리는 명의라고 한다. 이의 또 다른 표현은 '심의(心醫)'라 부른다. 인술(仁術)이라는 말도 같은 맥락이다.
중도일보는 이런 '마음착한 의사(GOOD DOCTER)'를 찾아 그들의 의료관에 대해 들어보는 '명의를 찾아서'시리즈를 연속 게재한다.(편집자 주)
 

 
[명의를 찾아서 2회] 변상현 조이병원 원장

중부권 유일의 소아·청소년 전문병원인 ‘조이병원’ 변상현 원장은 신생아와 소아심장분야 전문가다. 국내 관련분야 의료진 중에서도 손에 꼽히는 명의로 통한다. 충남대병원 재직 때는 650g에 불과했던 신생아를 살려 학회로부터 ‘권위’를 인정받기도 했다.

화려한 경력과 실력을 소유한 그는 충남대병원 소아과 교수와 소아과 과장, 소아진료부장, 충남대병원 의공학 연구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변 원장은 봉사활동도 적극적이다. 지난 1998년 난치병학생돕기운동본부 창립멤버로 참여한 후 난치병 환아들과 보호자들을 도와주는데 큰 역할을 했다.

변 원장을 인터뷰하기 위해 찾아간 진료실에서 항상 웃는 얼굴로 환자를 대하는 모습을 보며 아이에 대한 끝없는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그가 살아온 의료인생에 대해 들어봤다.


- 소아과 의사가 돼 아이들을 돌보겠다고 선택한 이유는.
▲ 초등학교 시절부터 의사에 대한 꿈을 갖고 노력했다. 의대 시절 생각보다 어려운 공부에 과를 선택하는 것이 사치처럼 여겨져 공부에만 매진했다. 70년대는 전공의 수련기관인 대학병원과 종합병원이 많지 않아 졸업생 대비 전공의 자리가 매우 부족했다. 80여명이 넘게 졸업하는데 인턴 자리는 18개 정도였다.

그 당시는 전공의로 남아 수련만 밟아도 감지덕지였을 정도였다. 요즘은 병원이 많이 생겨 전국 의대 졸업생수 보다 전공의 자리가 더 많다. 전공의가 없는 병원도 많을 정도다.
내가 하고 싶은 전공은 피부과였다. 하지만 피부과 레지던트 군의관 자리가 없어 인턴을 마치고 군대에 입대 하던가 다른 과를 선택해야만 했다.

마침 소아과를 지원했던 친구가 미국으로 가면서 군의관 자리가 나와 지원하면서 소아과 의사의 길을 걷게 됐다. 그 후 소아과의 매력에 빠져 지금까지 오게 됐다.

- 일본 구루메시와 오사카에서 병원연수를 했다. 연수시절은 어땠는지.
▲ 그 당시 일본의 신생아 의료기술은 미국과 더불어 세계 최고였다. 구루메시에서는 성마리아병원에서 신생아 중환자 관리에 대해 연수 하였다. 오사카에서는 국립순환기병센터에서 분자생물학을 이용한 심장병 연구를 했다.

연수시절 초반은 향수병과의 싸움으로 고생했다. 이후 주변의 많은 도움으로 좋은 성과를 이루었다. 연수를 통해 환자를 보는 실질적인 방법과 국제적 논문을 쓰는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

그 당시 해외연수 분위기는 미국으로 가는 사람이 많았다. 내가 일본을 선택한 이유는 동양인으로 우리 체질과 비슷하고 정서적으로도 닮은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거리가 가까워 자주 왕래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다.

연수 후 귀국하여 한국과 일본의 학문적 교류를 연결하는 고리 역할을 하며, 국내 신생아 의료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었던 계기를 만든 것에 자부심도 느끼고 있다.


- 소아심장 분야 전공의가 된 사연은.
▲ 충남대학병원은 1990년 8월에 의대교수로 발령받고 근무를 시작했다. 을지병원에서 소아심장 세부 전문으로 3년간 근무한 후 였다. 그런데 충남대병원으로 옮기면서 은사님이 세부전공을 심장학이 아닌 신생아학으로 권유했다.

당시 충남대병원에는 심장학 교수가 없어 2년 동안 신생아학과 심장학을 겸하며 배우게 됐다. 신생아학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이 신생아 심장파트 였는데 심장학을 전공한 덕분에 진료에 많은 도움이 됐다.


- 충남대병원 소아병원을 만들게 된 계기는.
▲ 충남대병원에 가보니 신생아 의료시설이 너무도 부족했다. 그래서 시설구입을 위해 진료부장을 맡고 있던 이광진 교수를 일주일동안 쫒아 다니면서 신생아를 돌볼 수 있는 장비를 사달라고 졸랐다. 몇 천만원을 지원받아 급히 필요한 장비를 구입해 진료를 할 수 있었다.

이후 이광진 교수가 병원장을 맡으며 40억을 지원해 주겠으니 소아병원을 만들어 보라고 했다. 이에 병원 인테리어를 하기위해 입찰을 올리자 에버랜드를 공사했던 업체에서 인건비만 받고 공사를 진행해 주겠다고 했다. 덕분에 더 많은 의료시설을 최신식으로 구축할 수 있는 비용을 마련했다.

개원식에는 서울대학병원을 포함해 전국 병원관계자들이 참석하여 ‘현대적 인테리어에 최신장비를 갖춘 소아병원’을 보고 감동하기도 했다. 이는 전국의 소아병원과 아동병동 개원 모델이 됐다.

후문에 의하면 서울대학병원장이 인테리어와 시설장비에 반해 에버랜드 공사팀에게 소아병동 공사를 맡겼다고 한다. 공사팀은 충남대병원에서 적자본 금액을 서울대병원에서 만회했다고 한다.(이후 최 원장은 최신시설과 후배양성에 7년의 시간을 투자해 충남대병원을 소아전문 병원으로 만들었다)

- 충남대병원 소아과장을 하다 개원을 한 이유는.
▲ 대학병원은 특수성이 매우 중요하다. 세부전문 분야를 진료하는 전문가라는 자부심이 대학교수직을 유지하게 하는 큰 요인이다. 하지만 세부전문 분야를 벗어나면 다른 분야는 생소해질 수밖에 없다. 내가 바라던 의사상과는 거리가 있었다.

일반의원과 대학병원의 중간 단계가 필요하다는 생각도 영향을 미쳤다. 일반의원에서 치료하기는 심한 상태고, 대학병원을 가기에는 경제적 부담과 환자의 스트레스가 심할 때 중간 단계인 병원급 의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병원급 의원을 개원하게 됐다.


- 진료를 받기 위해서는 대기시간이 오래 걸리는 스타 의사로 안다. 소아를 상담할 때 노하우가 있다면.
▲ 유행에 반응하지 않고 원칙을 최우선으로 한 것이 믿음을 준 것 같다. 그리고 32년 동안 소아환자를 진료했기에 환자가 오면 무엇이 가장 큰 문제인지 바로 파악할 수 있다. 환자와 환자 가족들이 가장 좋은 방법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제시해 줬던 것이 모두에게 만족을 주지 않았나 싶다.

믿고 찾아 온 모든 환자에게 최상의 의료를 제공하고 해결하지 못하면 해결해줄 수 있는 의사를 찾아 주는 것 또한 신뢰를 준 것 같다.


- 드라마 굳닥터의 영향으로 대학병원 소아과 의사가 관심을 받고 있다. 소아과 의사로서 어려운 점은 없는가.
▲ 소아 환자는 첫째 의사소통이 어렵다. 무조건 울거나 진료를 거부해 정확한 처방이 어렵다. 부모들은 아이가 울면 같이 격양되어 정확한 병력이나 청취가 어려울 때가 많고 아기가 치료받는 과정이 안쓰러워 치료를 거부하거나 지연시키는 경우도 종종 있다. 요즘은 맞벌이 부부가 많다보니 아이의 정확한 병력을 모르는 경우도 많아 안타깝다.

소아 환자들은 그 병의 경과가 매우 빠르다. 성인과 달리 급성 질환이 대부분이고, 질병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완충할 여지가 적어 짧은 시간 내에 급속히 나빠질 수 있기도 하다.

그래서 퇴근 후에도 입원환자의 경우에는 환자상태를 자주 체크하고 외래 환자는 집으로 전화를 걸어 상태를 물어보기도 한다.

성인과 달리 휴유증이나 합병증으로 인한 고통의 시간이 길기에 치료시 매우 고민을 하게 되는 것이 어려움이라 할 수 있겠다.


- 소아심장질환과 조이소아병원 심장클리닉의 장점은.
▲ 소아 심장질환은 성인과 달리 선천성 기형이 제일 많다. 기형 중에는 응급을 요하는 심장 질환도 있고 경과를 살펴봐야 하는 질환도 있다. 때로는 무시해도 좋은 질환도 있다.

과거와 달리 심장 초음파 기술이 많이 발달해 정밀 검사를 대신하는 경우가 많다. 만약 심장에서 잡음이 들리거나 입술과 손톱, 발톱에 푸른색을 띠는 경우는 검사해볼 필요가 있다. 선천성 심장병 가족력과 엄마의 임신 중 풍진, 당뇨병, 전신성 홍반성 낭창 질환이 있던 경우도 마찬가지다.

대학병원의 경우 검사도 예약을 해야 하고 결과도 다른 날에 다시 방문해 들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조이소아병원은 최신식 시설을 완비해 당일 즉시 검사하고 그 자리에서 결과를 알려주고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기술력과 의료진을 보유하고 있는게 장점이다.


- 환경 변화로 아토피 피부염을 호소하는 어린이들이 많다. 예방책이 있다면.
▲ 아토피 피부염은 단순 피부 알레르기 질환이 아니다. 환경적 요인이 많이 작용하는 복합 피부 질환이다. 급만성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고 시도 때도 없이 변덕을 부린다. 여러 가지 치료법이 있지만 모두 그 목적은 피부를 자극하지 않게 하는 것들이다.

예방책이라면 피부 자극을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 땀이 말라 피부자극이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물로 자주 씻되 비누 사용은 하지 않는게 좋다. 씻고 난 뒤는 바로 보습제를 사용해 수분을 유지하면 도움이 된다. 가려움이 나타나면 스테로이드 등의 피부연고를 이용해 피부를 긁어서 발생하는 2차 손상을 방지하도록 한다./글:우창희 · 사진:손인중 기자


변상현 원장은?

▲1954년 대전 ▲충남대 의과대 졸업 ▲충남대 대학원 졸업(의학박사)

[경력]
▲조이병원장 ▲조치원 제일병원 소아과장 ▲대전을지병원 소아과장 ▲충남대의대 교수 ▲충남대병원 겸직 교수 ▲충남대 소아진료부장 ▲세부전문의 자격 취득(신생아학) ▲충남대 의대 동창회장 ▲우송대 겸임교수 ▲대한 신생아학회 운영위원 ▲대한 주산의학회 이사 ▲대한 소아과학회 정회원 ▲대한 소아심장학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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