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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례적 ‘가을장마’…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평소보다 3배 많은 강수량… 해갈엔 도움됐지만 겨울작물 타격

임병안 기자

임병안 기자

  • 승인 2015-11-24 17:52

신문게재 2015-11-25 1면

극심한 여름가뭄에 이어 평소보다 3배 많은 가을 비소식에 농가와 건설현장에서 볼멘 소리가 나오고 있다.

설상가상 때맞춰 한파에 첫눈까지 예보되고 있어 화창한 가을날씨를 오히려 보기 힘든 계절이 됐다.

24일 대전기상청에 따르면 가뭄으로 평균 이상을 웃돌던 일조량이 이달들어 평년의 절반 밑으로 뚝 떨어졌다.

지난 1일부터 23일까지 대전과 충남의 일조시간은 62.1시간으로 같은 기간 평년 126시간씩 햇볕이 내리쬐던 것의 49%에 불과했다.

또 이달 대전·충남의 습도 역시 평균 82%였는데 지난 20년간 11월 평균습도 73%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이는 여름 가뭄 후 지난 10월부터 평년 수준을 회복한 강수량이 이달들어서는 평년의 세 배 수준까지 잦아진 탓으로 분석된다.

지난 9월 지역에 19.6㎜만 내렸던 비가 10월에는 85.9㎜ 쏟아져 평년 평균 강수량보다 65% 많았다.

이달에는 지난 23일까지 지역에 111.7㎜의 비가 내려 평년 강수량(39.3㎜)의 세 배 수준이자 1973년 기상관측 이래 11월 최고 강수량을 기록하고 있다.

가을 들어 잦아진 비소식에 댐과 저수지의 수위는 감소폭이 둔화돼 대청댐이 지난 9월 65.3m에서 10월 64.6m까지 낮아진 후 11월 최근 65.28m까지 소폭 올랐다. 저수율은 여전히 대청댐 역대 4위, 보령댐 역대 1위로 크게 부족한 상황으로 이달 잦아진 비소식이 가뭄에는 큰 위안이 되고 있다.

하지만, 맑고 건조한 가을에 종자를 새롭게 심거나 수확하는 농가에는 또 다른 재난이 되고 있다.

천안과 당진 등에서 우리밀과 보리를 최근 파종한 농가에서는 잦은 비로 밭에 빗물이 고여 종자가 썩는 습해를 겪고 있다. 또 서천과 논산 일부지역에서는 풋거름 효과를 높이기 위해 빈 논에 헤어리베치 작물을 심었으나 이들이 제대로 생육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대전에서도 가을 일종량 감소에 따른 하우스 오이와 토마토의 생육이 더뎌 출하시기가 늦어지고 수확량 감소도 전망되고 있다.

충남농업기술원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강수량이 부족해 가을비가 반가울 수 있지만, 일부 농경지에서는 물빠짐이 나빠 습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내년 봄가뭄을 줄이려면 비가 있어야겠지만, 겨울작물 농가는 어려운 계절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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