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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급식’ 논란 대전봉산초 급식실 가보니

성소연 기자

성소연 기자

  • 승인 2016-06-30 18:12

신문게재 2016-06-30 1면

▲ 대전봉산초 30일 급식 메뉴.
▲ 대전봉산초 30일 급식 메뉴.
학부모 모니터링 및 교육청 관계자 현장 점검
현재 위생상태 좋은 편… 일부 아이들 도시락
조리원들 “막말 관련 왜곡된 부분 있어” 해명




30일 대전봉산초 급식실.

급식 메뉴는 발효렌틸콩밥과 수삼한우설렁탕, 고등어카레구이, 우엉땅콩조림, 총각김치이다.

점심시간이 되자 위생 마스크를 쓴 조리원들은 오전 내내 준비한 음식들을 아이들 식판에 담아준다.

영양교사는 음식이 학생들의 입맛에 잘 맞는지 일일이 살피고 “맛있게 먹으라”며 등을 토닥인다.

여느 학교 급식실 풍경과 다르지 않지만 한 가지 눈에 띄는 점이 있다면 5명 중 1명꼴의 아이들이 집에서 싸온 도시락을 먹고 있는 점이다.

또 서너 명의 학부모들이 직접 급식을 먹으며 종이에 일일이 기록하는 모습도 보인다.

교육청 관계자도 현장에 나와 음식 상태와 시설물 등을 꼼꼼히 점검한다.

‘불량급식’ 논란을 빚은 이후 대전봉산초의 급식실이 변했다.

모니터링을 하러 온 한 학부모는 “숟가락에 생활 흔적마저 사라졌고 윤이 난다”며 “확실히 예전보다 나아진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음식의 맛과 급식기구 위생 부문에 대해 양호·보통·불량으로 나눠 평가를 하고 학교장에 전달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이 학교 급식에 대한 불신은 사라지지 않고 있는 듯하다.

한 조리원은 “‘우리 아이가 먹는다’는 마음으로 6명의 조리원들은 지금까지 정성스럽게 음식을 만들어왔다”며 “언론 보도 이후 온갖 몰매를 맞으면서 (조리원들은) 서로 부등켜안고 울었다”고 했다.

이어 “인터넷에 올라온 식판 사진만 보면 오해를 할 수 있겠지만 편식을 하는 아이들의 경우 ‘조금만 달라’고 하거나 아예 그 음식을 받지 않는다”며 “아이들이 골고루 음식을 먹기 바라는 마음에 ‘주는 대로 잘 먹어야지’라고 한 말이 ‘주는 대로 먹어라’ 라고 왜곡됐다”고 눈물을 글썽거렸다.

7월1일자부로 휴직에 들어가는 영양교사는 “급식을 먹지 않고 가끔 도시락을 싸온 것은 갑상선암 치료 이후 식단 조절을 해야 했기 때문이었다”고 해명했다.

학부모들은 “영양교사도 먹지 않는 음식을 아이들에게 먹인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한편, 대전시교육청은 이날 봉산초 학부모들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의 요청을 전격적으로 받아들여 학부모와 사회단체가 포함된 진상조사위원회를 가동한다고 밝혔다.

또 관계 공무원과 관련자들의 인사 조치를 단행하고, 특별감사를 실시해 의혹을 해소하고 엄정조치 하겠다고 발표했다.

성소연 기자 daisy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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