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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객관적이고 공정한 판사는?

김민영 사회부 차장

김민영 기자

김민영 기자

  • 승인 2017-11-22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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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에선 판결을 내리는 판사의 판단에 모든 것이 집중된다.

죄가 있음을 입증해 내야 하는 검사도, 죄를 지어 되도록 가벼운 처분을 받아야 하는 피의자도, 피의자의 무죄를 주장해야 하는 변호사도 모두 판사에 집중돼있다.

때문에 판사의 역할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무죄추정의 원칙으로 피의자를 공정한 잣대로 봐줘야 하고 진실을 바라볼 수 있는 눈을 가린 디케의 여신처럼 공정해야 한다.



얼마 전 대전지방법원의 피의자 심리 과정을 지켜보면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피의자 한 사람을 놓고 검사와 판사, 변호사 등이 심리하는 자리였다. 죄를 저지른 범인일 수도 있지만, 억울하게 사건에 연류된 사람일 수도 있다. 검사의 심리 과정은 죄를 입증해야 하니까 어쩔 수 없는 추궁이 이어질 수 밖에 없다고 하자. 하지만 판사는 이러한 과정을 공정히 지켜봐 주고 그에 따른 판단을 하는 것이 맞다. 이 판사는 마치 검사와 같은 분위기와 입장으로 피의자를 추궁했다. 판사가 판단하기에 죄가 분명히 있음을 확신하는 것 같은 질문이 이어졌다.

의심스러운 부분을 명확히 하기 위한 질문이었을 수 있다. 하지만 판사가 추궁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본다. 피의자 입장에서는 판사의 추궁이 불편했겠지만 자신의 사건을 담당하는 판사에게 항의 한마디 못하는 것은 당연한 처사다. 한편으로는 두려웠을 수도 있다. 사건을 판결해야 하는 판사가 검사와 같은 위치로 질문공세를 이어가는 것에 '큰일 났다'는 생각을 했을 수도 있다.

매년 변호사들은 법관들을 대상으로 법관 평가를 한다. 점수를 내고 결과를 법원장에게 전달한다. 우수법관은 공개 되지만, 나쁜 평가를 받은 법관에 대해서는 인사에 반영해달라는 의사를 전달하지만 제대로 반영되지는 않는 듯 하다.

지역의 한 변호사는 "어떤 판사는 법정의 품위나 격식에 맞지 않는 용어를 사용하는 판사도 있고, 판사로서 적절하지 않은 행동을 보이는 판사도 있다. 피의자 입장에서는 판사 한마디 한마디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며 "판사의 처신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하는 차원에서 법관 평가를 하고 있지만 그 때 뿐이다. 시정도 되지 않고 변화도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변호사는 "판사가 피의자를 의심을 갖고 쳐다보는 것은 무죄추정의 원칙을 추구하는 법의 원칙에는 맞지 않다"며 "종종 변호사들과 피의자들 사이에서 이런 경우가 많아 불만을 제기하지만 변화되는 부분은 없다"고 말한다. 자로 잰 듯 객관적이고 공정하긴 어렵다. 하지만 최소한 치우치지는 말아야 한다.

김민영 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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