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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라이프]허준의 인체우주론

우난순 기자

우난순 기자

  • 승인 2018-02-08 17:42

신문게재 2018-02-09 12면

조선시대 선조까지만 해도 중국을 시초로 한 향약에만 의존했다. 허준의 스승 양예수는 제자 허준에게 향약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정리해 백성들이 쉽게 구하고 처방할수 있는 책을 만들어 간행하도록 했다. 선조 임금 역시 약과 침술, 그 다음 뜸의 순서로 요점만 정리해 의학서다운 책을 만들도록 명했다. 그러나 선조가 죽게 되자 임금의 죽음에 대한 책임으로 관례상 허준은 유배되어 공백기가 있었다. 새 왕인 광해군은 선조의 뜻에 따라 허준을 복귀시켜 광해군 즉위 3년 째(허준 죽기 전 1년) 동의보감을 완성했다.

허준의 동의보감은 현재도 한의학계에서 교과서적인 위치에 있다. 동의보감은 한의사들의 진료나 처방에 응용되고 있는데 한의학의 기초가 되는 맥경(脈經)이라는 것도 원론으로 회귀해 보면 도교의 양생(양과 음)을 하늘(天), 땅(地)의 원천으로 삼고 있다. 조선시대의 유교체계에서 도(道)와 불(佛)과의 3교회통을 의학에 전개시켰다. 그런 점에서 허준은 단순히 한의사가 아닌 자연사상, 철학가로서의 면모를 보여 주고 있다. 신형 장부도에서도 머리가 둥근 것은 하늘의 상징이고 발이 네모난 것은 땅을 의미한다. 즉 머리는 하늘을 향하고 발은 땅을 밟고 있으니 하늘의 4시는 인체의 4지이고 하늘엔 5행 있으니 인체는 5장이라 한다. 하늘엔 6주 인체엔 6부, 하늘8풍 인체8절, 하늘 9성 인체 9규, 하늘12사 인체12경맥,하늘 24기 인체24유 ,땅에 샘물이 있으니 사람에겐 혈맥이 있고 땅에 초목과 금석 있으니 사람에겐 머리털과 치아가 있다 등 인체와 우주와의 일치론을 구체적으로 상세하게 제시했다.



자연철학 위에 인체를 접목해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이론을 정립한 동의보감이 완성되었던 것이다.

백세시대를 맞아 허준의 인체 우주 일체론에 대해 이해하고 수용하면서 우주만물에 대한 이치를 깨달으면 인간의 수명은 더 연장되고 건강한 삶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노수빈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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