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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원자력에서 답을 찾다

김학노 한국원자력학회장

이해미 기자

이해미 기자

  • 승인 2018-04-28 22:58
사진_김학노
계속되는 미세먼지와 황사로 인해 이 화창한 봄날에 나들이 대신에 방콕 신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유감스럽게도 얼마 전 읽은 기사에는 우리는 아직도 미세먼지가 중국에서 오는 것인지, 우리나라에서 발생 된 것인지, 우리나라에서 발생된 것이면 석탄화력발전소에서인지 가스화력발전소에서인지, 그것도 아니면 디젤자동차 때문인지 정확한 통계조차 없다고 한다.

그저 어린이나 노약자는 외출을 삼가라고 하는 것이 우리네가 내놓은 처방 중 하나이거니와 원인도 불분명한데 디젤 자동차는 운행하지 말라고 하니 당황스럽기만 하다.



지난 겨울에는 시베리아의 찬 공기가 한반도를 덮치는 바람에 평창올림픽은 눈 걱정 없이 성공적으로 치른 반면에 전력수급에 비상이 걸렸었다. 언론 보도 상으로는 총 8차례의 수요대응(긴급지시)이 있었다고 한다.

정부의 에너지전환정책에 부응해 원자력발전소의 점검과 보수 기간이 길어져 11기의 원자력발전소를 정지해 놓고 있는 사이에 비용이 부담돼 가동률이 저조하던 LNG화력발전소를 집중 가동한 바 있다.

LNG화력발전소는 우리말로 액화천연가스를 연료로 사용하는 발전소이다. 천연이라는 말에 일반 대중들은 현혹되어 청정에너지로 오해하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LNG화력발전소는 석탄화력발전소보다 10μm 이하 크기인 미세먼지의 발생량은 줄어들지만 2.5μm 이하 크기인 초미세먼지는 석탄화력발전소와 다를 바가 없다고 한다. 친환경인 것처럼 알려져 있으나 진실은 전혀 그렇지 않은 셈이다.

정부의 에너지 전환정책은 원전과 석탄화력발전을 줄이고, LNG화력발전과 재생에너지 발전을 획기적으로 늘려나가는 것으로 요약된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봄철의 미세먼지로 인해 태양광발전이 줄어들었다고 한다. 미세먼지가 태양광발전사업의 난제로 떠오른 것이다.

미세먼지는 안개나 구름처럼 태양 볕을 가리게 되는데,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면 태양광 모듈에 도달하는 일사량이 30%까지 줄어들어 결과적으로 발전량이 감소하기에 이른다. 미세먼지가 태양광 모듈에 가라앉으면 이 또한 깨끗하게 세척 해야만 효율을 높일 수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2015년에서 2017년까지 미세먼지 '나쁨(51μg/m3 이상)' 일수는 59~62일이다. 한 해 중 60일, 즉 6일 중 하루는 태양광발전이 미세먼지로 인해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얘기다. 더욱이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는 봄날이 태양광발전의 성수기라는데 부담이 더 커진다.

미세먼지는 발생원을 줄여나가는 것밖에 특별한 대안이 없다. 그렇다고 중국에게 미세먼지를 한반도로 오지 않도록 조치를 요구할 수도 없는 문제다. 대신에 국내에서 발생 되는 미세먼지의 발생원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그 대안 중 하나가 대통령이 UAE 국빈 방문 시에 ‘신의 축복’이라고 언급했던 원자력이라고 생각한다. 원자력발전의 규모를 최소한 현재 수준으로는 유지함으로써 LNG화력발전에 의한 태양광발전의 피해를 방지하고 재생에너지와 공존의 길을 모색하는 것이 국민의 건강과 국가의 번영을 위해 불가피하다고 본다.

탈원전을 주장하는 환경론자들에게는 불만일 수 있겠으나, 안정적 에너지원의 확보라는 국가안보 차원의 문제에서 여전히 원자력은 매우 설득력 있는 수단이다. 따라서 정부에서는 이와 같은 근거를 들어 환경론자들을 충분히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국민소득 3만 불 시대를 지속하고 더 풍요로운 국가로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일관성 있는 에너지 정책이 필요하다. 국내에서는 안 되지만 해외에서는 될 뿐 아니라 적극 지원하겠다는 이율배반적인 논리를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국내외를 불문하고 일관성 있는 정책으로 영국, 사우디, 체코로의 성공적인 원전 수출 성공신화를 기대해 보면 어떨까? 따뜻한 봄날에 희망에 부푼 기대가 한갓 신기루로 끝나지 않기만을 꿈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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