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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줌인]대전시티즌 K리그 제10구단 탄생에서 시민의 품으로

금상진 기자

금상진 기자

  • 승인 2019-01-02 17:35

신문게재 2019-01-03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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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시즌 초반 대전시티즌과 성남일화와의 K리그 경기 모습 김은중이 성남 수비수를 상대로 돌파를 시도 하고 있다. 대전시티즌 제공
마니아줌인에서는 연초를 맞아 대전의 스포츠 역사를 되새겨 보는 순서를 마련했다. 오늘은 두 번째 순서로 국내 첫 시민구단이자 대전시민의 자존심 대전시티즌의 탄생 스토리를 준비했다. 국토의 중심에 있는 대전을 연고로 탄생한 대전시티즌은 "새롭고 신나는 축구로 시민과 함께"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출발했다. 창단 작업은 80년대 중반부터 시작됐다. 프로축구가 출범하고 인기가 절정에 달했던 1985년 1월 대전에서도 지역 축구인들이 모여 창단 준비 위원회를 발족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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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대전프로축구단 창립총회 (대전광역시 체육회 제공)
1996년 10월 주식회사 대전시티즌이 창설로 본격적인 창단 작업을 시작, 이듬해인 97년 3월 12일 국내 프로축구 제10 구단인 대전시티즌이 창단식을 하고 공식 출범했다. 당시 국내 축구계는 축구협회를 중심으로 2002년 월드컵 유치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었다. 대전시티즌의 출범은 월드컵 유치전에도 큰 의미를 부여했다.

대전시티즌의 주주는 향토기업인 계룡건설과 동아건설, 동양백화점, 충쳥은행이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했다. 당시 4개 기모였고여한 관계로 팀 명에 기업의 명칭보다는 지연연고를 강화하자는 의견이 모였고 '대전시민(Taejeon Citizen)'이라는 영문 해석을 기반으로 해 '대전시티즌'으로 확정했다.



김기복 감독을 초대 감독으로 선임한 대전시티즌은 97시즌부터 리그에 참여했다. 리그 경험이 부족한 신인들이 대부분이었던 시티즌은 젊은 패기와 빠른 템포의 공격력을 앞세워 당시 K리그에 신선한 돌풍을 일으켰다. 연고 지역 팬들에게는 패기 넘치는 경기운영으로 강한 이상을 남겼다. 순위는 하위권에 머물렀지만 97시즌과 98시즌 2년 연속 페어플레이상을 받았고 98시즌 아디다스컵 A조 4위, 필립모리스 컵 6위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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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FA 컵에서 결승골을 넣고 표호하는 김은중
창단 이듬해인 98년 대전시티즌은 첫 번째 위기를 맞았다. IMF 외환위기 사태가 지역 경제에도 큰 타격을 주면서 대전의 주주였던 동아건설, 동양백화점, 충청은행이 파산했다. 유일하게 계룡건설이 홀로 남아 시티즌에 재정 지원을 했으나 수십억에 달하는 구단 운영비를 충당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재정적인 압박 속에서도 시티즌은 나름의 성과를 만들어냈다. 2001 시즌 대전 출신 이태호 감독이 새롭게 팀에 부임하였고, 당해 대전월드컵경기장으로 홈구장을 이전했다. 새 홈구장에서도 리그 성적은 하위권에 머물렀으나 당해 FA컵에서 우승하며 창단 5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듬해 시티즌은 FA컵 우승자격을 얻어 새로 출범된 2002-03 AFC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했다. 아쉽게도 결승 토너먼트에는 올라가진 못했지만, 당시 일본 최고 명문구단이었던 J리그 가시마 앤틀러스와 중국의 상화이 선화를 격파하는 등 K리그의 위상을 아시아 무대에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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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1 대전시티즌과 부산아이파크의 경기에서 시티즌 한재웅 선수가 동점골을 성공시킨 후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2002년 시티즌은 또 한 번의 위기를 맞았다. IMF 위기 때 유일하게 살아남았던 계룡건설이 대전에 대한 후원을 중단했고 '팀 해체'라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봉착했다. 다행히 시민들의 적극적인 구단 살리기 운동으로 인해 축구붐이 형성됐고 대전광역시가 후원자로 나서면서 기사회생 할 수 있었다. 2006년 대전시티즌은 시민구단으로 전환으로 제2의 창단을 선언했고 현재의 시티즌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금상진 기자 jod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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