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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읽는 여자] 나의 어머니- 브레히트

우난순 기자

우난순 기자

  • 승인 2019-07-02 10:00
엄마
사진= 우난순 기자
나의 어머니

브레히트





그녀가 죽었을 때, 사람들은 그녀를 땅 속에 묻었다.



꽃이 자라고 나비가 그 위로 날아간다......

체중이 가벼운 그녀는 땅을 거의 누리지도 않았다.

그녀가 이처럼 가볍게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통을 겪었을까.







어머니란 무엇일까. 인격체가 아닌 사물로서의 어머니를 생각해본다. 모성본능이 무언지 나는 감히 헤아리 수 없다. 어머니라는 객체는 연민의 대상이다. 몸의 영양분을 오로지 자식에게 빨린다. 그것도 모자란다고 생각한다. 굽어진 손가락, 두꺼워진 손톱, 굽은 허리, 검버섯. 단순히 나이듦의 현상이라고 생각할 수 없다. 기름기가 쫅 빠진 어머니의 목 주름은 가슴을 아프게 한다.

나는 아이를 낳지 않았다. 어머니의 전철을 밟을 용기가 나지 않았다. 나는 이기적이다. 이기적인 내가 안심이 된다. 어머니의 고통을 이어받고 싶지 않았다.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내 본능과 이성은 천둥처럼 다가오는 어머니의 노고를 감당할 자신이 없다. 어머니가 땅 속에 묻히면 그 위로 꽃이 자라고 나비가 날아다닐 것이다. 내 어머니의 긍지가 빛나는 순간이다.
우난순 기자 rain4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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