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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시평] 코비드 19 발생 후 변화

조강희(충남대 의과대학 재활의학교실 교수)

오희룡 기자

오희룡 기자

  • 승인 2020-05-05 10:18
  • 수정 2021-06-24 14:10

신문게재 2020-05-06 18면

조강희-시평
조강희(충남대 의과대학 재활의학교실 교수)
2020년 1월 20일은 중국 우한에서 입국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환자가 확진된 날이다. 5월 2일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는 342만 명의 환자에 24만 명의 사망자가 현재까지 발생했다.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유행으로 감염환자 186명 중에서 38명 사망자가 발생했고, 세계적으로 1500명이 걸렸고 574명이 사망하였다.

당시의 언론기사를 인용하면 '메르스 치료 거부하는 의사는 죽일 듯이 달려들더니 메르스 치료하고 있는 의사 가족은 전염병 환자 취급 진짜 이기주의의 극단을 보는구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최전선에서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들의 자녀가 학교와 학원에서 '메르스 왕따'를 당하는 일들이 벌어지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개탄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등 우리나라 방역 및 전염병 대처에 대한 비난이 심하였고, 진료하는 의료진의 거부감도 심하게 표현되었다.



2015년 이후 우리 정부와 의료계가 꾸준히 대비, 준비, 투자하여 메르스 유행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새 전염병이 유행하는 중에도 우리나라는 매우 잘 대처하고 있고, 의료진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고 있어서 우리 사회가 아픈 만큼 더 성숙하고 성장하고 있다고 느낀다.

필자가 일하는 병원과 재활의학과 관련 의료계에서도 너무나도 많은 변화가 생기고 있다. 평소 진료 중이거나 새로운 환자들 중에서는 감염의 두려움으로 병원 내원이나 입원을 꺼리는 경우가 많아 진료 환자 숫자가 상당히 줄었다.

재활의학분야만 하더라도 관련 학술단체와 학술회의가 최소한 10여 개 이상 되고, 상당수의 금, 토요일에는 학술대회 참석해야했 다. 하지만 이번 코비드19 이후 학술대회, 이를 위한 국내 출장, 그리고 해외 학술 활동을 위한 국외 출장 등이 사라졌다. 또 사전 이사회나 각종 위원회도 줄었거나, 없어지고, 하더라도 온라인 회의로 대체되고 있다. 학생강의도 이번 1학기는 온라인 강의로 하고 있다. 일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사들 회식 후 감염증 환자가 많이 발생하는 등의 사고가 있어서, 병원에서는 과별로 모든 의사가 모이는 의국 회의 및 회식도 없어졌다. 아예 감염위험 지역을 포함한 국내외 여행 자체가 금지하는 병원도 있다.

응급실 앞에 설치된 38도 이상의 고열과 폐렴 환자에 대한 선별진료소는 4교대로 운영되고 있고, 이곳에 근무하는 의사는 감염과 호흡기 전공분야 외에 재활의학과 의사인 필자를 포함한 전 의료진이 동원되어 교대 근무하고 있다. 필자는 선별진료소 근무 후 감염 위험성이 높은 환자 때문에 바이러스 검사가 음성으로 나오기 전까지 하루 정도 스스로 자가격리를 하였고, 호흡기전공 진료교수는 감염환자의 노출 정도에 따라서 수시로 퇴근 후 집으로 가는 대신 홀로 어디선가 자가격리는 한다고 한다.

이번 코비드 19의 좋은 점도 있다. 불편하고 꼭 진료가 필요한 환자들만 오기 때문에 진료의 효율과 효과가 좋아지는 듯하다. 의료진에게는 그동안 원래 없었든 것 같은 토요일과 일요일이 다시 생겨났다. 그렇게 많고, 참석 안하면 큰일 날 것 같던 해외 및 국내 학회 참석을 하지 못하지만 아직까지는 별일이 없다.

이번 코비드 19는 국내에선 많이 진정되고 있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는 두 번째의 대유행을 걱정하고 있다. 이제부터는 코로나 이후의 '새 생활풍습, 사회적 관습, 직장내 관행'의 재 정립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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