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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지친 영혼을 보듬어줄 지역 명사들의 추천곡은?

이해미 기자

이해미 기자

  • 승인 2020-08-27 08:13
코로나19 시대를 겪는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상처받고 지친 영혼을 위로해 줄 예술의 감성일지도 모른다. 코로나19 시대 책으로 정서를 단단하게 붙잡았다면 이번에는 음악으로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할 명사들의 추천곡을 살펴본다. 이름은 가나다순이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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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보 (사)한국음악협회 대전지회장

1973년 시작한 장학퀴즈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현재까지 장수 프로그램 중 하나인데, 시그널 BGM으로 사용됐던 하이든의 '트럼펫 협주곡 3악장'을 추천한다. 20~30년 꾸준히 일요일 아침을 깨워주던 곡으로 많은 사람에게 익숙한 곡이다. 반복되는 트럼펫 음률은 쉽고 재밌고 경쾌해서 지루할 틈이 없다. 또 한 곡을 추천하자면, 1993년 대전엑스포에서 자주 틀어줬던 드보르작 교향곡 9번 '신세계부터' 4악장이다. 이 곡 또한 대중들에게 익숙한 곡일 거라 생각한다. 이 곡은 대전엑스포를 찾는 사람들에게 힘을 줬다. 13분의 대곡이지만 끝까지 들을 수 있는 힘이 흡인력이 있는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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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덕일 대전중구문화원장

음악을 시작할 때 순수음악, 고전 클래식으로 시작했다. 클라리넷을 연주했는데, 60년대 무렵에는 색소폰을 연주했다. 색소폰의 매력을 느낀 건 실 오스틴(Sil Austin)의 '데니보이(danny boy)'를 들은 후였다. 기악곡은 보통 음악은 본래 음악으로 연주하는데, 실 오스틴은 음을 변형해 기악곡으로 연주했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데니보이는 기악을 하는 사람들의 선망이 대상이 된 곡이다.

팝 음악으로는 냇 킹 콜(Nat King Cole)의 '투영 too young'이다. 실 오스틴과 냇킹콜 모두 흑인이다. 냇 킹 콜은 클럽에서 연주하던 사람인데 싱어가 오지 않아서 냇 킹 콜이 직접 투영을 불러 대히트한 곡이다. 오래 들어도 참 멋지고 좋은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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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희 음악평론가·베토벤아벤트 음악감독

저는 요즘 베토벤 음악을 주로 듣고 있다. 올해는 베토벤 탄생 250주년이다. 최근에는 '이 한 권의 베토벤'이라는 책을 출간하면서 베토벤의 곡을 다양하게 많이 접하고 있다. 베토벤은 음악도 너무 훌륭하지만, 인간 베토벤의 삶에서도 어려움을 딛고 일어난 인간 베토벤의 모습도 찾아볼 수 있다. 전쟁이나 가족 간의 불화 등 많은 스트레스를 받으면서도 베토벤은 작곡을 놓치지 않았다.

가장 대중적인 곡을 추천하자면 '베토벤 교향곡 7번'이다. 아주 경쾌하고 운명 교향곡과는 또 다른 기운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은 있다'는 것을 대변하는 곡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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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미현 대전시립교향악단 전속 작곡가

쇼팽의 '연습곡 Op. 10 & 25 ( F. Chopin, Etudes Op. 10 & 25 )'를 추천한다. 피아노 전공이던 어린 시절 이 작품은 애증의 곡이었지만, 작곡가가 되고 보니 이 작품은 정교하게 짜인 자연 속 완벽한 건축이자 생명체를 보는 느낌이다. 쇼팽 에튜드 시리즈에서는 각 번호의 곡마다 독창적인 음악적 재료가 뚜렷하게 드러난다. 요즘처럼 격리되어 움직일 수 없는 시기, 중도일보 독자분들도 조금 다른 방법으로 클래식 작품을 감상해보는 재미를 발견했으면 한다. 번호마다 처음 시작에 들리는 음악적 재료가 무어일지 추론해보고, 그 재료가 어디에서 나오는지 찾다 보면 여러분도 작곡가가 되실 준비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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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강 피아니스트

피아노 연주곡을 주로 듣는다. 두 곡을 추천하고 싶은데, 우선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 C장조 K467'이다. 이 곡은 3악장으로 되어 있는데 이 가운데 2장은 특별히 아름답다. 빠르고 경쾌한 곡이라 기분 전환에도 좋은 곡이 될 것 같다. 2장은 스웨덴 영화 '엘비라 마디간'에 삽입되면서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진 곡인데 이 시기에 추천하고 싶은 곡이다.

협주곡 말고 피아노 솔로 곡은 쇼팽 안단테 스피아나토와 그랜드 폴로네이즈다. 폴로네이즈는 군대행진곡을 뜻하는데 이 곡도 또한 피아노의 아름다운 선율을 담은 대표곡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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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하연 대전예술기획 대표

프란츠 슈베르트의 '아르페지오네 소나타 A 단조 작품 821'을 추천한다. 감미롭고 우아한 선율과 명랑하고 경쾌한 리듬이 멋지게 서정적으로 전개되는 1악장, 피아노 독주로 시작되다 애수적인 음색을 첼로와 격조있게 연주하는 2악장으로 구성돼 있다. 슈베르트 특유의 우수와 비애가 깊이 자리하고 있는 곡으로 깊은 슬픔이 한껏 우러나오면서도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렬하게 퍼지는 서정의 백미라 할 수 있다. 아르페지오네는 요한 게오르그 슈타우퍼에 의해 만들어진 6현의 악기로, 기타와 비슷한 음색을 가진 베이스 비올라로 첼로보다 고음역을 커버해 첼리스트나 비올리스트에게는 도전적인 곡이기도 하다.
정리=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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