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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과내일] 언택트 시대의 생존도구

이동환 세무사

임병안 기자

임병안 기자

  • 승인 2020-10-18 11:42
이동환 세무사
이동환 세무사
코로나 사태로 인해 우리는 조금 더 빨리 언택트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경제 환경이 직접 만나서 선택하거나 결재하는 오프라인에서 비대면 온라인으로 이동하면서 과거 산업 혁명기에 그러하였듯 누군가는 도태되고 누군가는 변화된 시대의 상징으로 떠오른다.

이제는 당연하듯 배달 어플을 통해 음식을 주문하고, 마트 대신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필요한 물건을 구매한다. 모르는 지역에 가서 식사를 해결하고 싶다면 밖에 나가기 전 PC나 휴대전화로 간단하게 지역 맛집을 검색하고 움직인다. 온라인상에 아무런 정보가 없다면 이미 새로운 시대에 적응한 고객들은 더 이상 그곳을 찾지 않는다. 이제 상권은 매장의 골목과 유동인구를 고려한 입지에서라기보다 온라인상의 정보를 통해 형성된다고 봐야 한다.

기업의 경영 환경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최근 지방도시의 숙박시설들은 기업들의 장거리 출장 등이 줄어들면서 매출 부진에 힘겨워하고 있다. 출장과 업무미팅이 비대면 원격 화상회의로 대체되고 있기 때문이다. 꼭 대면 업무가 필요하지 않는 기업에서는 재택근무를 도입해 더 이상 직원들을 회사로 출근시키지 않는다.



취직을 하더라도 회사라는 공간으로 모이지 않고 자택에서 주어진 업무를 수행한다. 오피스 주변으로 형성되었던 기존 상권도 이러한 변화의 흐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섣부른 일반화일지 모르지만, 강남역 상권에 임대 현수막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것만 봐도 환경이 바뀌고 있음을 추측할 수 있다.

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생존이 달린 문제다. 변화를 준비해야 하는 시기는 이미 지나갔고 이제 변해야 한다. 재택근무 전면도입이나 비대면 화상회의가 단순히 코로나 사태 때문에 생겨난 것이 아니다. 이미 시작된 변화의 흐름을 코로나19가 촉진시킨 것뿐이다.

변화된 환경에서는 기존 방식에서 필요 없던 새로운 도구들이 경영에 필요하다. 대면 업무가 당연했던 시기에도 이러한 서비스들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었다. 코로나가 아니라 하더라도 자연스레 바뀌었을 상황이었다. 이제는 상황이 바뀌었다. 직원들이 집에 있는데 업무지시는 여전히 전화로만 할 수 있을까? 지시한 업무진행 상황은 어떻게 파악할 것이며 집에 있는 직원들의 업무성과는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급여산정방식은 기존과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을까? 회사 자금관리 내역이 필요하다고 집에 있는 회계팀장을 당장 불러올 수 있을까?

온라인상 소통을 위한 네트워크시스템, 클라우드를 활용한 업무활동의 공유, 새로운 인사관리 및 평가체계와 자금의 흐름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경영관리시스템 등은 이렇게 변화된 기업 경영환경에 윤활유 역할을 할 도구인 것이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에 적응하길 원하는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중소벤처기업의 업무고도화와 비대면 서비스 구축 및 상용화 지원정책인 k-비대면 바우처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총예산 3,200억 원으로 8만개 기업에 자부담 10%를 포함하여 한 업체당 최대 400만원까지 지원한다.

지원의 형태도 비대면, 온라인을 통해서 제공된다. 서비스 지원 분야는 화상회의, 클라우드서비스, 온라인 보안솔루션 등 다양하다. 도입자금이 부담되어 변화에 소극적이었던 중소벤처기업에게 가장 활용도 높은 지원제도가 아닐까 싶다. 마구 뿌려대던 재난지원금과는 성격이 조금 다르다. 개인적으로 최근 정부가 지출한 예산 가운데 가장 마음에 드는 씀씀이다.

매번 사람들을 만나보면 누군가는 한탄만 하고 있고 누군가는 탈출구를 모색한다. 찾는 자에게 길이 있다. 변화의 격통 속에 힘들어하는 중소기업에게 이러한 정부의 지원정책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희망한다.

/이동환 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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