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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홍철의 아침단상 (1000)] 1000이라는 숫자의 의미

이건우 기자

이건우 기자

  • 승인 2020-10-18 13:44
  • 수정 2020-10-18 13:45

신문게재 2020-10-19 1면

염홍철-캐리커쳐
오늘로 <아침단상>을 1000번째 씁니다. 1000이라는 숫자는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성경에도 1000이라는 숫자가 '완전함'과 '완료'라는 의미로 등장 하지요. "그리스도와 더불어 천 년 동안 왕 노릇 하니"라는 구절이 있는데, 이는 '나머지 죽은 사람들은 천 년이 차기까지 살지 못했다'는 의미입니다.

항상 누적 독서 권수가 천 권을 넘기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1000이라는 숫자에 관심이 많습니다. 100은 너무 적고 10000은 너무 멉니다. 그러나 <아침단상> 1000번은 완전함도, 종료도 아닙니다. 일주일에 다섯 번씩 쓰니까 1년이면 260회쯤 되고, 4년이 채 안 되는 동안 글을 쓴 것이기 때문에 오래 썼다고 할 수는 없지요.



흔히들 '잠시 멈추는 것'을 배워야 한다고 말합니다. 쉬지 않고 달리는 일에만 익숙하여 멈추는 것을 모르면 마음의 여유가 없고 생각할 시간을 갖지 못한다는 뜻이겠지요. 그러나 저에게 하루 한 번 글을 쓰는 것이 달리는 것은 아닙니다.

'경주마는 달리기 위해 생각을 멈추지만, 야생마는 생각하기 위해 달리기를 멈춘다'는 말이 있지요. 그런데 지금은 달리기를 멈춘 상태이기 때문에 생각하는 시간입니다. 그래서 글을 쓰는 것은 지난 삶에 대한 반성과 성찰이요 현재와 미래를 위한 다짐입니다.

지난 금요일에 쓴 <아침단상> 999회에서 저를 '책 읽는 노동자'라고 했는데, 이는 '노동'에 방점이 있는 것이 아니라 '습관'의 의미였지요.

제가 닮고 싶은 버트런트 러셀은 98세까지 사는 동안 70여 권의 저서를 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중 20권이 80대 이후의 저술이었다고 하니까 저는 아직도 써야 할 글이 너무도 많습니다. 한밭대 명예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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