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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하추동]기상관측차량, 기상관측의 사각지대를 지운다

박광석 기상청장

임병안 기자

임병안 기자

  • 승인 2021-02-16 15:24

신문게재 2021-02-17 18면

박광석 기상청장
박광석 기상청장
'기후위기'라는 단어가 점차 개인의 삶과 국가의 정책을 바꾸는 것은 물론이고, 전 세계적인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지난 1월 기상청이 발표한 '2020년 기후분석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이미 기후위기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분석결과가 아니더라도 올겨울 유난히 잦았던 눈은 인접한 지역에서도 그 차이가 크게 나타났으며, 지난해 여름 역대 가장 긴 장마기간 중의 집중호우만 떠올려 봐도 정상적이지 않은 궤도로 흐르는 계절과 날씨의 흐름에 '위기'를 직감했을 것이다.

기상청은 이러한 기후위기시대에서 잦아지는 이상기상·기후 현상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상의 약 600여 곳에 기상관측장비를 설치하여 운영 중이다. 또한, 매년 새로운 장비를 도입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하면서 시·공간적으로 관측공백 없는 기상관측을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지형적·사회적인 상황으로 모든 지역을 실시간으로 관측하기는 쉽지 않으며, 촘촘한 기상관측 장비를 설치하더라도 관측의 사각지대가 생길 수밖에 없다.

기상청은 이러한 관측공백과 사각지대를 해소하고자, 2018년부터 '기상관측차량'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기상관측차량은 기온, 습도, 강수량, 풍향·풍속, 기압 등 각종 기상요소들을 현장으로 이동하여 관측할 수 있는 차량이다. 남부지방인 부산지방기상청과 광주지방기상청에 우선 배치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는 기존의 관측장비에 추가로 3차원 입체 관측이 가능한 기상관측차량을 수도권기상청과 대전지방기상청에 배치하여 중부지방의 관측공백 지역을 해소해 나갈 예정이다.



이러한 관측공백 지역 해소 외에도 기상관측차량이 특별한 이유가 또 있다. 산불이나 화학사고와 같은 기상 상황이 중요한 재해·재난 현장에도 신속하게 출동하여 재난 피해 최소화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재해·재난 현장에서 기상관측차량으로 기온, 강수량, 상층의 기압 및 바람 등에 대해 신속·정확한 기상관측을 실시하여 차량 내에 탑재된 기상실황판으로 기상자료를 실시간으로 표출하여 기상상황에 대한 브리핑도 함께 시행함으로써 현장에서의 빠른 대응과 복구를 지원하고 있다.

더 나아가 기상관측차량은 관측공백 지역에서의 기상관측뿐만 아니라 기상정보를 수집하고, 연구자료에도 이용할 예정이다. 대설이나 호우, 태풍 등 위험기상이 발생하거나 예상되는 지역에 선제적으로 출동하여 기상관측을 수행하여 기상정보를 수집하고, 도로살얼음(블랙아이스)이나 여름철 도시 폭염, 고층건물 바람길 등 보다 정밀한 관측자료가 필요한 현장에서 연구자료 수집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리고 세계선수권대회와 같은 국제행사, 지역 축제, 기상관측표준화 기술지원 등에도 적극적으로 이용하여 국민의 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된 곳에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기상청의 2021년도 예산은 위험기상 예측역량강화, 기후변화 정책지원 강화 및 미래 기상기술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 사용될 예정이지만 그중의 하나는 '위험기상 조기탐지를 위한 기상관측망 확충'이다. 전년도 대비 14.6%가 증가된 354억 원의 예산을 투자하여 위험기상을 조기에 탐지하고, 예보정확도를 개선하기 위해 기상관측망을 보강할 예정이다.

점차 심화되는 기후 위기시대에 집중호우, 폭염 등의 위험기상과 재난·재해에 대비하고, 조밀한 지상기상관측망 구성을 위하여 올해는 기상 드론이 탑재된 기상관측차량을 추가로 도입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처럼 기상청은 기상관측차량은 물론, 다양한 기상장비와 기상기술을 통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나아가, 지역사회의 부가가치 창출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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