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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人칼럼] 대전시립오페라단 창단할 때가 됐다

노덕일 대전중구문화원장

오희룡 기자

오희룡 기자

  • 승인 2021-02-24 15:59

신문게재 2021-02-2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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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덕일 대전중구문화원장
우리들 세대의 학창시절 음악 시간! 오르간이나 피아노 반주에 선생님 노래 따라 부르기가 대부분이었다. 음악감상실이 없어 음악 감상해 본 경험이 없다. 6·25전쟁 후 복구건설이 한창이었지만, 학교 교육시설 등 신 개축에는 여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모차르트, 베토벤 등은 약간의 설명뿐이었다. 그래도 음악용어를 설명해주신 선생님이 계셨다. 중학교 김용필 음악 선생님, 오페라 이야기! 오페라는 한마디로 요약하면 음악으로 하는 극이다. 오페라는 종합예술이다. 라고 설명해주셨다.

사실 필자는 음악 가정환경에서 태어나 매일 음악을 들었다. 아버지께서 음악애호가를 넘어 클래식 음악감상에는 전문가셨다. 레코드가 방한 쪽 벽을 책장화해서 꽉 채웠다. 베토벤, 모차르트 오페라 등 음악을 많이 들었다. 당시 대전에 몇 대 없다는 제니스 전축을 아침 일찍 틀어주시면 그 음악 소리가 기상나팔이었다. 그런데 어린 나이임에도 재미있었다.

필자가 오페라를 처음 경험한 것은 1960년 7월, 서울 명동에 있는 시공관에서였다. 로시니 곡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를 공군교향악단 연주 단원으로 반주를 담당한 것이 첫 경험이었다. 지휘 현종건, 테너 신인철, 바리톤 변성엽, 소프라노 김옥자, 연출에 최현민, 어릴 적 집에서 듣던 음악이었다. 훗날 여러 장르의 음악적 경험이 음악 교사 시절 가르침에 큰 도움이 되었다.



오페라! 다시 말하면 어떤 대본을 가창을 중심으로 한 음악의 종합예술이다. 음악적 요소를 비롯해 문학적 요소, 시(詩)적 요소(대사), 연극(연기), 미술적 요소(무대장치와 의상), 무용적 요소, 과학적 요소(조명, 음향기기), 등이 한 덩어리가 되어 오케스트라 반주에 의해 이루어지는데, 이 모든 것이 조화를 이루어야 하기 때문에, 오페라 공연은 모든분야에서 가장 어렵다는 것이다. 이래서 개인이나 어느 한 단체가 운영하기는 매우 어렵다. 1980년대 중반 대전음악협회(회장 유영길)가 중심이 되어 대전오페라단이 창단되었다. 공연 때마다 기관에서 약간의 지원이 있었지만 어렵다.

1989년 창단한 충청오페라단은 양기철 대표의 사비로 30여 년 이어오고 있지만 사정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성곡오페라단은 백기현교수가 운영하다 몇 년전에 해단되었다. 이들 활동으로 충청의 음악애호가들에게 오페라가 무엇인가를 알려주었고, 수준 높은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저 환경을 조성했다는 성과는 있었다.

이제 대전에 시립오페라단이 창단할 때가 되었다.

허태정 시장은 출마 당시 문화예술 관련 투자를 전체예산의 2.1%에서 5%까지 끌어올리는 등 대전을 문화융성도시로 키워나가겠다고 공약했다.

취임 첫 해 연 민선7기 정책방향 설명회에서는 2021년까지 시립극단과 오페라단을 창단하고 공공 공연장 3곳을 확충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많은 예술인은 이 공약과 정책 방향에 환영했다. 오늘날 대전지역의 대학에서 배출하는 예체능졸업자들이 매년 1500여 명이 된다고 한다. 그동안 예술활동을 하고 있는 예술인들도 포함하면, 그 수는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다.

허태정 시장의 3년 차다 대전의 예술가들이 활동할 수 있도록 환경 조성해주고, 문화 대전을 만들어가야 한다. 대구시는 오페라 하우스까지 있다. 도시의 품격을 높이는 데는 문화예술활동만 한 것이 없다.

대전에는 훌륭한 시립예술단이 있다. 이들 단체들과 협업하면 시립오페라단 창단은 창단 그 자체만으로도 성공할 수 있다. 꼭 대전시립오페라단을 창단하여 문화로 행복한 대전을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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