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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인칼럼]포스트 코로나시대를 대비한 관세행정의 방향

박상덕 대전세종충남전문무역상담센터 전문위원·세인관세법인 중부권총괄지사장, 관세사

박병주 기자

박병주 기자

  • 승인 2021-03-21 10:34

신문게재 2021-03-22 18면

박상덕
박상덕 대전세종충남전문무역상담센터 전문위원·세인관세법인 중부권총괄지사장, 관세사
속담에 '고인 물은 썩는다. 구르는 돌은 이끼가 끼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한 개인이나 조직이든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아야 발전과 성장이 지속 된다. 지향하는 본질적인 가치체계와 목표는 불변하더라도 비본질적인 것들, 즉 주변 상황과 시대정신에 따라 유연하게 수용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덕목이 될 수 있다. '달라진다, 변한다'는 의미에서 변화(變化)와 변질(變質)이 있지만, 그 의미는 전혀 다르다. 어느 쪽으로 변하느냐에 따라 변화가 되거나 변질이 될 수도 있다. 변화는 더 나은 쪽, 삶의 의미, 선한 영향을 끼치며 변하는 것이라면, 변질은 나쁜 쪽, 후퇴, 상함, 삶의 의미를 빼앗고, 부정적 영향을 뜻하기 때문에 변화될지언정 결코 변질은 되지 않아야 한다.

또한 겉모양(형식)만 그럴싸하게 변하고, 속(내용)이 그대로라면 속빈 강정이란 빌미를 줄 수 있고, 겉포장이 부실하면 아무리 좋은 내용물이더라도 제대로 평가받을 수 없기 때문에 '형식은 내용을 담는 그릇이다'라는 의미에서 조화와 균형이 필요할 것이다. 근자에 우리는 청산, 개혁과 혁신이란 말을 숱하게 들어 왔다. 필자를 비롯한 대부분 사람들은 현실에 안주하고 싶은 속성이 있기에 변화를 두렵게 받아들이고 상당한 고통이 따르기에 저항은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올해 초 관세청장의 신년사에서 신속통관을 목적으로 설계한 현재의 조직으로는 한계가 있어 미래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조직개편과 일하는 방식을 탈바꿈시킬 것이라고 예고했다. 코로나19 이후 전자상거래 활성화 등 무역환경의 변화와 납세자 권리 강화, 특송물품의 수입통관 검사업무를 원활하게 수행하기 위한 인력 확충과 조직의 기능에 따른 신설 및 통·폐합과 재배치를 추진하고 있다.



관세청은 올해도 58조2000억 원의 국가재정 수입을 목표로 설정했다. 관세청은 수출입물품과 여행자 등이 출입하는 공항만과 주요 도시에 설치돼 있다. 본청과 일선 세관과 직속기관 등 50여 개 기관에 5300여 명이 종사하는 큰 정부조직에 속한다. 그동안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 빠르고 꾸준한 전산화 도입과 신속한 통관업무 지원으로 정부업무평가에서 수년간 선도적인 자리매김 해 왔다.

또한, 지난 2월 전국세관장회의에서 올해 업무계획 5대 중점 추진과제를 발표했다. 그 가운데 몇 가지 눈에 띄는 것이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경제활력 되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것이다. 백신·방역물품의 24시간 긴급통관을 지원, 신물류 프로세스에 대한 규제 혁신으로 바이오·K푸드·소부장(소재, 부품, 장비)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내용이다. 관련 물품에 대한 입항 전 통관절차 적용하고 식약처 등과 협업을 통한 수입요건 신속 확인, 세관 검사생략 등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전자상거래 통관 전용망을 구축해 중소기업의 시장 진출 지원, 국제물류센터(GDC) 유치 확대, 한·중 해륙복합운송을 시범적으로 추진하는 것인데, 중국발 전자상거래 물품을 화물차 적재상태로 하역 없이 공항까지 육로운송으로 한국으로부터 제3국으로 환적이 가능하게 해 물류비용과 시간을 단축하는 것이다.

또한, 국민안전 수호를 위한 경제국경 관리 강화를 위해 물품하역, 운송, 보세창고 반·출입의 통관 단계별 현장 확인과 컨테이너 전량 개장검사·불시검사 등을 확대해 우범 화물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며, 방사능·폐기물 등 국민안전 침해물품의 반입 차단 및 마약류 직접수사 확대를 위한 광역수사체계 구축하는 내용이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우리나라의 무역수지는 지난 2월 말까지 10개월째 흑자를 기록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앞두고 빠르고 강한 경제회복을 위해 관세청의 이번 조직개편이 조속히 마무리돼야 한다. 아울러 중점 추진과제들이 꾸준하게 실효성을 거둘 수 있도록 전 직원의 협력과 적극적인 기업지원 행정으로 수출입업체로부터 사랑과 신뢰받는 조직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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