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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가 한 켠에] '광장'의 다양성, 감정 렌즈로 들여다본다

소영현 작가 5년 만의 신작 '광장과 젠더'

한세화 기자

한세화 기자

  • 승인 2022-12-15 17:27
  • 수정 2022-12-15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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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영현 작가의 '광장과 젠더' 표지이미지.<도서출판 갈무리 제공>
'광장'은 다양성을 품는다. 2008년과 2016년에 이어 올해도 광장에 모인 사람들의 목소리는 다양했다.

광장을 하나의 머리, 하나의 방향성을 가진 것으로 규정하며 미래를 예측하려는 시도는 무의미하다.

광장 이후의 이야기를 만들어내려면 이곳에서 일시적으로 출현하듯 보이는 방향성이 아닌, 각기 다르게 움직이는 다양한 힘들의 흐름에 주목해야 한다.



한국문학연구자이자 문학평론가인 소영현 작가의 5년 만의 신작 '광장과 젠더'(도서출판 갈무리, 464쪽)는 광장을 추구하는 자리마다 작동해온 한국사회의 통치술을 '감정'이라는 렌즈를 통해 재해석했다. 책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2022 우수콘텐츠에 선정됐다.

책은 1부 '사이:장소와 다른 장소'를 비롯해 2부 '페턴:속물사회의 발생학', 3부 '연결:감정사회의 윤리와 집합감정의 정치학', 4부 '상상:공공감과 광장의 젠더'로 나누고, 광장의 계급·젠더적 탈구축(해체)을 시도하면서 민주화 이후 포스트 민주화 시대로의 이행 가능성을 모색했다.

소 작가는 앞서 2017년 전작 '올빼미의 숲'을 통해 문화가 가진 공감의 힘을 복원하고, 이를 통해 공적인 힘을 회복하는 것으로 '사회비평'의 필요성을 제안했다. 신작 '광장과 젠더'에서 이 같은 문제의식을 이어받아 '감정'을 거친 삶과 사람, 사회 읽기를 시도한다.

저자는 감정연구와 광장을 연결한다. 광장에서 일어난 사회적 힘의 폭발과 이를 통해 우리가 경험했던 것들, 연대와 공존 밖의 감정들에 대해 고민했다.

저자는 광장에 대한 익숙한 사고방식은 축적된 갈등과 모순이 임계점에 도달해 제어할 수 없는 힘으로 광장에서 터져 나왔고, 그 힘이야말로 사회변혁을 이끄는 동력이 된다고 내다봤다.

소영현 작가는 성공회대 동아시아연구소와 연세대 국학연구원을 거쳤으며, '문예중앙', '작가세계', '21세기문학', '문학웹진 뿔'에서 기획·편집위원으로 활동했다. 현재 한국문학번역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자는 "오랫동안 소수자와 타자에 대한 연구를 해왔다. 광장의 젠더에 대한 관심은 광장을 둘러싼 위계와 차별의 기제들을 총괄적으로 검토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앞으로의 관점 전환이나 진전이 필요하다기 보다는 관점이 좀 더 정교해질 필요는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한세화 기자 kcjhsh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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