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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교육청 '학교지원본부' 신설...우려의 시선은

최교진 교육감 오전 브리핑 이후 전교조 성명서 발표
"학교가 결정하면 교육청이 지원"의 방향성엔 동의...조직개편 각론에선 이와 역행
대외협력, 민주시민교육과 등 주요 부서 축소...'아랫 돌 빼서 윗돌 괴기' 지적도 나와

이희택 기자

이희택 기자

  • 승인 2024-06-18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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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교진 교육감이 학교지원본부 신설을 핵심으로 한 조직개편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시교육청 제공.
세종시교육청이 6월 18일 야심 차게 내놓은 '학교지원본부' 신설을 놓고, 또 다른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전교조 세종지부는 이날 오전 최교진 교육감의 기자회견이 끝나고 오후 들어 성명을 통해 우려되는 지점들을 쏟아냈다. 무엇보다 학교지원본부의 역할과 기능이 명확치 않다는 데서 문제 인식을 드러냈다. 전교조는 '교권 회복', 즉 교육활동 중심의 학교 구현이 실제 가능할 지에 대한 의문부호를 달았다.

9.4 공교육 멈춤과 관련 법 개정 이후로도 교육 활동 정상화 체감도가 낮은 상황에서 실효적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교조는 "이번 조직개편은 중복되는 업무를 정리하고, 기관과 인력을 통합·재배치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며 "100여 명 수준의 거대 직속기관을 신설하고 "학교가 결정하면 교육청이 지원"한다는 방향 자체는 환영하나 조직개편 전반에 이 같은 철학을 반영하고 있는지는 의문스럽다"고 밝혔다.



'아랫돌 빼서 윗돌 괴기', '또 다른 조직 축소에 따른 업무 공백 등의 풍선 효과'를 꼬집은 지역사회 일각의 문제 인식과 맥락을 같이 한다.

▲정책국의 정책 기능 축소로 인한 정체성 훼손 ▲부교육감 직속 미래기획관 신설 ▲민주시민교육과 폐지 후 학교정책과의 한 담당으로 축소 ▲교원노조와 소통창구가 교원정책과에서 노사정책과로 이관된 점 등도 다시 거론했다.

전교조는 "개편된 정책은 새로 신설하는 미래기획관으로 이관해 정체성을 잃을 수 있다. 더욱이 조직예산과와 학교안전과, 노사정책과를 모두 지방서기관이 맡도록 해서 국의 책임자 역시 장학관 대신 지방부이사관으로 임명될 여지를 줬따. 교원 노조와 소통창구가 된 노사정책과와 정책국이 오히려 교육과 교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교육부가 임명하는 부교육감의 직속 부서를 둔 것도 지방자치가 흔들릴 소지를 줄 수 있고, 상징 부서인 민주시민교육과가 하나의 담당팀으로 축소된 점도 곱씹어볼 만한 대목으로 평가했다.

인력의 보강 없이 기존 인력 재배치 만으로 실질적인 체감 효과를 가져올 수 없다는 현실 판단도 했다. 세종시와 시의회 대응 업무를 각각 조직예산과와 소통담당관실로 맡긴 부분도 원팀으로 대외협력 시너지를 퇴색시킬 수 있다는 내외부 지적과 궤를 같이 한다.

전교조는 "화해중재부나 시설지원부는 사실상 화해중재원과 시설지원사업소를 물리적으로 붙여 놓은 것이라 할 수 있다. 교육지원부와 행정지원부란 명칭은 자칫 교육과 행정 이분법을 강화할 소지가 있다"며 "학교지원본부의 총책임자를 지방행정직으로 임명하도록 하는 근거가 된다면 더욱 그러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학교가 진정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인가. 물론 예단은 이르나 누군가의 자리 보전을 위해 활용되선 안된다"며 "교사 본연의 책무를 방해하는 행정업무가 학교지원본부로 이관되길 바라고 교육활동 지원을 전면화해야 한다. 앞으로 추이를 면밀하게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교진 교육감은 앞서 이 같은 우려에 대해 "시청과 의회 등 대외 협력과 교육부 소통을 별도로 해서 전혀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 교육활동을 전반적으로 지원하는 '교육지원부'는 전국 교육청에선 처음이다. 부족한 점은 보완하겠다"며 "9.4 공교육 멈춤의 날 대응은 학교지원본부가 아닌 교권회복센터에서 컨트롤타워 기능을 한다"고 말했다.
세종=이희택 기자 press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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