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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교·안영교 하천 준설 미호종개·수달 보호대책은?… 구봉천 준설토 방치도

만년교 갑천구간 보호종 미호종개 서식지
안영교 유등천 수달과 황조롱이 생활공간
구봉천에서는 준설토 방치해 하천 재유입

임병안 기자

임병안 기자

  • 승인 2024-07-01 17:35
  • 수정 2024-07-01 18:03

신문게재 2024-07-02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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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서구 관저동 구봉천에서 준설토를 하천 옆에 그대로 쌓아둬 하천으로 재유입되고 있다.  (사진=임병안 기자)
대전에서 이뤄지는 국가하천 재해예방 정비공사 일환의 하천 준설작업이 당초 계획보다 절반 가까이 줄어든 상태서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여전히 미호종개와 수달 등의 보호종 서식이 여러 차례 확인된 곳에서 준설될 예정으로 이들의 서식환경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1일 대전시에 따르면, 대전 3대 하천에서 진행 중인 하천 준설사업은 일부 축소 조정돼 진행 중이다. 갑천과 유등천, 대전천에서 교량 주변에 흙이 쌓여 섬처럼 하중도가 조성된 곳에서 퇴적토를 하천 밖으로 반출하는 것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이번 정비공사는 호우 시 제방의 월류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라는 게 대전시 설명이다. 다만, 준설 과정에서 발생한 준설토를 하천 밖으로 운반해 처분하거나 재활용하는 입찰이 유찰돼 사업예산 안에서 운반과 처분까지 집행하게 되면서 한정된 예산 범위에서 준설 가능 유역은 축소될 예정이다. 대전천은 옥계교에서 현암교까지 3588m 이뤄질 예정이었으나 1451m으로 감소했고, 갑천에서도 1780m 구간에서 준설할 계획이었으나 880m 구간으로 축소됐다. 또 유등천에서 안영교와 사정교 사이 1800m 준설 계획에서 안영교 상류 600m 와 사정교 상류 330m 구간에서만 준설될 것으로 보인다.



비록 하천 준설구간이 감소했으나, 주요 준설 지점이 보호종 서식지로 밝혀져 생태계 우려가 적지 않다. 이번 준설 예정지에 포함된 만년교 하단의 갑천은 멸종위기 야생생물Ⅰ급인 미호종개가 1986년과 2002년 그리고 2004년, 최근에는 2013년과 2016년 각각 연구자들에 의해 발견됐다. 대전시 습지보전실천계획에서도 만년교 하단은 습지서식처평가 1등급에 식생환경평가 2등급의 우수한 도심 습지로 분류한 바 있다. 또 중구 안영동 뿌리공원 하단의 안영교 구간도 국립생태원 모니터링에서 납자루와 얼룩동사리, 옴개구리, 대백로, 파랑새, 수달, 황조롱이 등이 관찰될 정도로 생태적 우수성이 확인된 곳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준설토 운반과 폐기까지 총예산에서 부담하게 되면서 정비사업 전체 규모가 일부 조정되었으나, 유등천의 경우 과거 호우 때 제방을 넘친 적 있어 준설이 꼭 필요한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또 3대 하천 외에 서구 관저동 구봉천에서는 지난달 물길을 내는 준설이 이뤄졌으나 준설토를 밖으로 반출 않고 제방에 쌓아놓는 바람에 6월 29일 폭우 때 일부 유실돼 하천으로 다시 유입되고 주변 산책로가 펄로 덮이기도 했다.

서구청 관계자는 "하천에서 악취가 난다는 민원이 있어 중장비를 활용해 하중도 흙을 퍼서 올려놓은 것으로 준설의 목적은 아니었다"라며 "토사는 향후에 정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병안·정바름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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