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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전 '카페 창업 정체'가 시사하는 경기

  • 승인 2024-07-02 17:52

신문게재 2024-07-03 19면

자영업자의 창업 경향은 현재 경제 상황을 간접적으로 엿볼 수 있는 근거가 된다. 90년대 말 IMF 외환위기 이후 실직 등으로 치킨집 창업이 성행했다면 요즘은 카페 창업과 폐업에서 경제 상황을 유추할 수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국 커피 전문점 수는 10만 곳을 넘어섰다. 2022년 말 기준 10만729개로 전년보다 4292개 증가했다. 타 업종보다 창업이 비교적 용이하고, 진입 장벽이 낮은 카페가 포화 상태에 이른 배경이다.

커피 전문점 브랜드 수는 치킨 업계를 넘어섰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가맹사업 현황에 따르면 커피 브랜드 수는 886개로 치킨 브랜드 669개보다 많다. 상권에 따라 다르지만 프랜차이즈 카페는 1억원 이내로 창업이 가능하고, 개인 카페는 몇천만원으로 가게를 낼 수 있다고 한다. 대표적인 소자본 창업 업종으로 인식되며 커피 시장 규모를 키우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저가 커피 시장이 커지면서 오래 살아남지 못하는 매장이 속출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전지역 커피 전문점 창업이 정체기에 들어섰다. 대전의 커피전문점은 4월 기준 3217곳으로 한 달 전보다 6곳이 줄었다. 2021년 4월 2607곳에서 1년 만에 3000곳으로 급증했으나 과열 경쟁으로 매출이 떨어지면서 폐업하는 카페가 생기고 있는 것이다. 소상공인 실태 조사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같은 업종으로 재창업한 비율이 26.6%이른다. 커피 전문점이 대표적인 유형으로 창업과 폐업이라는 '회전문'에 갇혀 있는 형국이다.

커피 전문점의 실태는 영세 자영업자의 한계 상황을 보여준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자영업자 대출은 1055조9000억원에 달한다. 2022년 2분기 말 0.50%였던 연체율은 1.52%로 급증했다, 정부는 7월 초 소상공인 채무조정과 민생 지원, '회전문 창업'을 줄이는 지원방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모쪼록 정부 방안이 부채 등 한계 상황에 이른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덜어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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