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박정호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기술사업화실장 |
인내 자본은 단순히 오래 기다리는 돈이 아니다. 금리, 투자 심리 및 사이클이 출렁여도 개발에서 실증을 거쳐 시장 진출로 이어지는 연결이 끊이지 않게 지탱하는 역할을 한다. 이런 맥락에서 우주항공청이 올해 9월까지 2000억 원 규모의 뉴스페이스 펀드(4호)를 조성하겠다고 밝힌 것은 주목할 만하다. 우주항공청이 1000억 원을 출자하고 민간 및 해외 자금을 매칭해 펀드를 결성한다는 구상이다. 이 펀드가 인내 펀드로 작동한다면, 우주 딥테크가 실증을 통과해 시장에 진입하는 구간에서의 단절을 줄이는 버팀목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인내 자본도 타이밍을 놓치면 그 효과가 줄어든다는 사실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자본이 너무 늦게 투입되면 기업은 인력, 기술, 고객 확보 기회를 잃을 수 있다. 따라서 우주분야의 효과적인 투자를 위해서는 장기성과 함께 적실한 투자 시점을 동시에 고민해야 한다. 최근 과학(기술) 기반 스타트업 관련 연구들이 지적하듯 초기 투자 지연은 단순한 자금 부족이 아니라 타이밍 실패일 수 있다. 창업자는 기술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연구를 더 하고 싶어 하지만, 투자자는 빠른 시장검증을 원한다. 이 간격이 클수록 투자는 늦어진다. 투자가 늦어질수록 인력 유출, 기술 경로 변경, 경쟁 우위 상실 같은 비용이 누적된다. VC 유치가 한 분기 늦어질수록 성공적 엑시트 가능성이 낮아지고, 후속(Series B 및 C) 투자 유치, 밸류에이션, 총자금 조달액에도 불리한 상관관계가 나타난다.
따라서 우주분야 투자 전략의 초점은 인내 자본의 양적 확대와 함께 투자의 타이밍에 둘 필요가 있다. 우선, 펀드 운용을 마일스톤 중심으로 정교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초기 고객, 서비스 수준 같은 시장검증 신호가 나오면 다음 자금이 투자되도록 단계형 투자를 설계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정부가 핵심 고객(앵커 테넌트)이 돼 초기 수요를 서비스 구매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 NASA는 이미 저궤도 상업생태계에서 정부가 고객으로 서비스를 구매하는 비전을 제시해 왔다. 마지막으로, 실증 인프라와 규제 절차의 시간 비용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시험, 실증 인프라를 바우처나 공유형으로 개방하고, 궤도상 실증 및 인증 패스트트랙 등을 마련하면 투자 타이밍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다.
바우만의 액체현대 개념은 우주경제에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많은 것이 유동화하는 시대에 무엇이 우주경제의 기반을 견고하게 해 줄 수 있을까? 이에 대한 대답은 우주기술 자체의 혁신뿐만이 아니라, 유동적인 자본을 인내 자본으로 유도하고 그 규모를 키워 나가는 한편 이를 제때 투입하는 전략에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박정호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기술사업화실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유통소식] 대전 백화점·아울렛, 봄 맞이 마케팅에](https://dn.joongdo.co.kr/mnt/images/webdata/content/2026y/04m/09d/78_202604090100074460002889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