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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공론]도끼질

전은겸/시인

김의화 기자

김의화 기자

  • 승인 2026-04-09 16:00
고향 친구 제향은

유일하게 고향을 떠나지 않은 친구다



프로 농사꾼이 다 되어

얼굴도 땅을 닮아가고

남편보다 동작이 빠르다



겨울 준비를 위해

통나무 자르고 옆으로 오이 썰듯 도끼질로

장작 수북이 쌓아 놓은 게 예술인 제향이



나도 해보겠다고

통나무 세워놓고 도끼로 내리치자

통나무가 비웃듯 떼구루루 굴러간다



도끼 탓인지 통나무 탓인지 이빨도 안 들어간다

이빨 안 들어가기가 한 이불 덮고 사는 사람과 똑같다



갓 시집온 나에게 출가외인 네 글자를 내밀 때

쪼개버렸어야 했는데 AI 시대에

아직도 통나무 같은 사람과

한집에 살고 있다



제향아

도끼질 좀 잘하게 가르쳐주라

전은겸 시인
전은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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