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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고사 산책]⑭계연수 선생 학술대회를 마치고: 100년의 침묵을 깨고 이제 국가가 답해야 한다

김종우 운초계연수선생 민족역사와 독립정신 선양회 사무총장

김의화 기자

김의화 기자

  • 승인 2026-04-20 11:19


계연수라는 이름이 아직 낯선 분들을 위해 간단히 소개하자면, 운초 계연수(1864~1920) 선생은 대일항쟁기 '역사 광복'에 생애를 바친 독립운동가이자 민족사학자다. 평안도 선천 출신으로, 스승 이기의 감수를 거쳐 홍범도,오동진 장군의 재정 지원을 받아 1911년 《삼성기 상,하》, 《단군세기》, 《북부여기》, 《태백일사》를 하나로 묶은 《환단고기》를 편찬했다. 이를 통해 환국, 배달, 조선, 북부여로 이어지는 한민족 9천년 사의 국통맥을 체계화하고 일제의 역사 왜곡에 정면으로 맞섰다. 이기를 이은 단학회 2대 회장으로 민족 정신을 고취하는 데 힘썼으며, 만주에서 항일 운동을 전개하다 1920년 일제 밀정에 의해 비극적인 순국을 맞이했다.

지난 3월 6일, 국회의원회관 제10간담회의실은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찼다. '2026 운초계연수선생의 실존과 항일독립운동 학술대회'가 열린 그곳은, 100년 넘게 안개 속에 가려졌던 한 위대한 독립운동가의 실체를 역사의 전면에 다시 세우는 신원의 현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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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6일 국회의원회관 간담회의실에서 열린 학술대회 현장. (우측 서종환 선양회 회장)
작년 3월,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운초계연수선생 민족역사와 독립정신 선양회(서종환 선양회장)'를 출범시키며 다짐했던 "독립유공자 서훈 추진"이라는 약속이, 이제 구체적인 학술적 실증과 사료 분석을 통해 거부할 수 없는 역사의 진실로 완성되고 있다. 특히 작년 창립총회 당시 정대철 헌정회장, 주호영 국회부의장, 허성관 전 장관 등 여야를 막론한 국가 지도자급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선생을 몰라봤던 부끄러움을 고백하고 역사 바로 세우기에 뜻을 모았던 장면은, 이 일이 정파를 초월한 국가적 사명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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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3월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선양회 출범대회 사진
■ 증명된 실존: 가공인물설의 종말

그동안 주류 사학계 일각에서는 『환단고기』를 부정하기 위해 편찬자인 계연수 선생 자체를 '가공의 인물'로 치부해 왔다. 그러나 이번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사료들은 이러한 주장이 얼마나 빈약한 편견이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학술대회에서 발표한 (좌) 안병우 충북대 교수 (우) : 김철수 전 중원대 부총장

1920년 전병훈의 『정신철학통편』부터 1934년 이시영 선생의 『감시만어』, 그리고 1941년 『영변군지』에 이르기까지, 계연수의 '묘향산 천부경 발견' 사건은 당대 지식인 사회에서 명백히 공유된 역사적 사실이었다. 특히 1917년 선생이 직접 찬(撰)하여 독립운동 동지들에게 전한 친필 문서 『광명장』의 발굴은 그의 실존을 입증하는 움직일 수 없는 증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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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대회에서 발표한 (좌) 안병우 충북대 교수 (우) : 김철수 전 중원대 부총장
■ 역사 수호가 곧 독립운동이었다

운초 계연수는 단순한 고서 편집자가 아니었다. 그는 '역사가 사라지면 나라도 사라진다'는 절박한 신념으로 붓을 총칼 삼아 싸운 투사였다. 만주 관전현 홍석랍자에 '배달의숙'을 세워 독립군들에게 우리 역사를 가르쳤고, 서로군정서의 참획군정으로 활동하며 무장 투쟁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했다. 일제가 밀정 감영극을 보내 선생을 무참히 시해하고 그의 저술 3000여 권을 불태운 이유는 명확하다. 선생이 전한 우리 역사의 자부심과 천부경의 광명 정신이 일제의 식민 통치를 뿌리째 흔드는 가장 무서운 무기였기 때문이다.



■ 시대적 소명: 이제는 국가보훈부의 결단이 필요하다

선생이 압록강 차가운 물 속에 던져진 지 올해로 106주기다. 80년 전 광복을 맞이했음에도 여전히 선생의 이름이 독립유공자 서훈록에 오르지 못한 현실은 우리 후손들의 통렬한 부끄러움이다.

역사 정신과 철학은 독립운동의 가장 강력한 자산이다. 우리 민족 우주관의 정수인 천부경을 발굴·전수한 업적과, 그 정신을 바탕으로 독립투쟁의 길을 열었던 선생의 공로는 이미 서훈의 기준을 채우고도 남음이 있다.

서종환 선양회장은 "선생의 숭고한 희생과 업적을 바탕으로 국가보훈부의 독립유공자 포상을 이끌어내야 한다"며 국가 차원의 공식적인 확인과 현창을 강력히 요구했다.

이제 공은 국가보훈부와 심사위원들에게 넘어갔다.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드러난 명백한 실증 자료들과 우리 사회 지도층의 일관된 지지를 바탕으로, 국가 보훈의 정의를 바로 세우는 역사적 결단을 내려야 할 때다. 운초 계연수 선생에게 독립유공자의 명예를 되찾아주는 일, 그것이 바로 대한민국이 역사의 주권을 바로 세우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김종우 운초계연수선생 민족역사와 독립정신 선양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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