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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人칼럼] 대전은 어떤 도시이어야 하나? 대전의 대전환을 위한 도시브랜딩과 도시마케팅 ②

공용택 한밭대 교수/예술학박사

최화진 기자

최화진 기자

  • 승인 2026-05-13 17:07

신문게재 2026-05-1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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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용택 한밭대 교수/예술학박사
지난 칼럼에서는 대전의 이미지와 정체성을 통해 '대전은 어떤 도시인가'를 짚어봤다. 이어 대전이 어떤 도시가 되어야 하는지, 또 어떻게 브랜딩하고 마케팅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데 먼저 전제할 것은 도시의 경쟁력이 단순한 비교우위에서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서울이나 부산처럼 더 큰 규모와 인프라를 가진 도시와 비교하며 경쟁하는 것이 대전의 방향일 수는 없다. 대전이 서울과 같은 도시가 될 이유도 없다. 도시의 가치는 크기가 아니라 역할에서 만들어지기에 중요한 것은 대전만의 가치를 찾고 재해석하는 일이다. 미국의 경우 워상턴DC는 정치의 중심이고, 뉴욕은 금융과 상업의 도시이며, LA는 문화와 콘텐츠 산업의 중심지다. 도시의 경쟁력은 서로 닮는 데서 나오지 않고 서로 다른 역할과 정체성에서 나온다. 결국 도시의 가치는 규모의 경쟁이 아니라 자신만의 영역과 서사를 얼마나 분명하게 구축하느냐에 달려 있다. 그렇다면 대전은 어떤도시이어야 할까. 도시의 가치는 구호로만 만들어지지 않는다.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거나 새로운 시설을 만든다고 도시의 가치가 완성되는 것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도시가 이미 가진 핵심가치를 발견하고 그것을 미래가치로 연결하는 일로, 그 가치를 만드는건 '발명'보다 '발견'에 가깝다. 이미 존재하는 것을 새롭게 해석하고 재발견하는 창의적 과정이다. 도시브랜딩 역시 완전히 새로운 것을 억지로 만드는 일이 아니라 도시 안에 축적된 가능성과 정체성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드러내느냐의 문제이다. 그런 점에서 대전의 가장 분명한 자산은 과학기술 도시이미지로, 대덕연구단지를 중심으로 형성된 연구개발 생태계는 대한민국에서도 드문 도시기반이다. 최근 대전이 과학수도와 우주·바이오 산업 중심 도시를 지향하는 것도 결국 이러한 정체성을 다시 세우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과학기술 개념 자체만으로 도시 브랜드가 완성되지는 않는다. 과학과 연구개발이라는 자산이 시민의 삶과 문화, 교육과 경험 속으로 확장될 때 비로소 뚜렷해진다. 과학기술이 연구실 전유물이 아니라 시민이 체감하는 도시의 매력이 된다면 대전은 단순한 '과학기술도시'를 넘어 '과학문화도시'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국내에서 '과학도시 하면 대전'이라는 인식은 이미 상당 부분 자리 잡고 있다. 이는 대전이 오랜 시간 축적해온 도시이미지의 결과이기도 하다.



알 리스와 잭 트라우트의 유명한 마케팅 저서 <마케팅 불변의 법칙>에 나오는 '선도자의 법칙' 측면에서도 대전은 과학도시 분야의 선도적 위치를 점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결국 대전이 지향해야 할 방향은 서울을 닮은 또 하나의 대도시가 아니라 이미 가진 정체성을 얼마나 깊고 넓게 확장하느냐에 있는 대전만의 도시 언어를 선명하게 만드는 일이다. 연구에서 상상으로 기능에서 창의로 이야기되는 도시가 될 때 대전은 미국의 실리콘밸리와 같은 과학과 기술, 창의와 혁신의 상징이 될 도시브랜드를 갖을 수 있을 것이다.

창의를 말하는 디자인(Design)과 혁신(Innovation)의 공통적 의미는 이미 있는 것에 대한 관점이다. 디자인이란 다시라는 의미의 De와 싸인을 뜻하는 Signale의 조합어로 이미 있는 것에 대한 재해석을 의미하며, 혁신을 말하는 Innovation은 안을 뜻하는 In과 변화시키다라는 뜻의 Novare의 조합어로 안에서의 변화를 의미한다. 이 두 단어는 대전이 과거 관념적 개념과 정책에서 벗어나 어떤 도시로 브랜딩하고 마케팅 할 것인지 컨셉과 방향을 다시 생각할 관점을 제시한다.. 대전이 대한민국의 지리적 중심을 넘어 실질적 중심도시가 될 수 있을지는 아직 열려 있다. 그리고 대전의 가치를 만드는 일은 결국 대전의 선택에 달려 있다.

공용택 한밭대 교수/예술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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