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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명희 숭실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이제 다문화 가정의 삶의 질 문제는 복지 사안이 아니라 국가 인적자본 관리의 핵심 과제로 재정이 되어야 한다. 저출산과 고령화로 노동력 기반이 약화되는 상황에서, 이주 배경 인구의 교육 성취와 고용 안정성은 곧 국가 경쟁력의 변수다. 정책의 목표는 '동화'가 아니라 역량의 '극대화'여야 한다. 이런 내용을 몇 단계별로 설명해 보자.
첫째, 삶의 질 지표의 고도화 즉 통합의 수준을 측정하라. 다문화 가정의 삶의 질을 평가할 때 단순 소득지표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국제적으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사회통합지표를 통해 소득·주거·건강·사회참여를 종합적으로 측정하고 있으며, 유엔개발계획(UNDP)는 인간개발지수를 통해 역량 접근을 강조한다. 우리 역시 다음과 같은 다층 지표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주거 안정성(자가·공공임대 접근성, 주거밀집도), 건강 접근성(건강보험 가입률, 예방의료 이용률), 사회적 고립도(지역사회 참여율, 차별 경험 지수) 정책 체감도(행정 접근성·정보 접근성), 핵심은 '지원 규모'가 아니라 '성과 기반 관리'다. 통합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해 세대별·지역별 추적 관리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둘째 교육은 비용이 아니라 전략 자산이다. 다문화 아동·청소년의 학업 성취는 장기적 사회 이동성을 결정하는 변수다. 기초학력 미달 비율, 중도 탈락률, 상급학교 진학률 등은 단순한 교육 지표가 아니라 미래 소득과 직결된다.
특히 우리는 이중언어 역량을 '보완 교육 대상'이 아니라 전략 자산으로 인식해야 한다. 글로벌 공급망과 해외 진출이 필수적인 경제 구조에서, 다문화 2세의 언어·문화 자본은 국가적 경쟁력이다. 따라서 정책 방향은 다음과 같이 재설계되어야 한다. 조기 언어 개입 시스템 강화, 학습 격차 맞춤형 지원, 이중언어 유지·강화 프로그램 제도화, 교원 다문화 역량 교육 확대, 교육정책의 성패는 단기간이 아니라 세대 단위의 성과로 평가되어야 한다.
셋째 고용 지표는 '취업률'이 아니라 '질'이다. 부모 세대의 고용 불안정은 자녀 세대의 교육 성취와 직결된다. 단순 취업률이 아닌, 숙련도 매칭·비정규직 비율·임금 수준·사회보험 가입률을 포함한 '질 좋은 일자리' 접근성이 중요하다. 국제노동기구(ILO)가 제시한 '차세대 양질의 일자리(Decent Work)' 개념은 정책 설계에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다. 다문화 가정의 경제적 자립은 복지 의존율 감소를 넘어 세대 간 빈곤 대물림 차단이라는 구조적 효과를 가진다. 이를 위해서는 직업훈련과 산업 수요의 정합성 강화, 자격·학력 인정 제도 개선, 창업 및 사회적 경제 참여 확대, 2세대 사회이동성 지표 도입이 필요하다.
넷째 통합은 복지정책이 아니라 차세대 산업이다. 다문화 가정의 삶의 질은 소수 집단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대한민국 인적자본의 미래 성적표다. 저출산 시대에 인구의 질적 관리 없이 지속가능한 성장 전략은 성립할 수 없다. 정책은 감성적 접근에서 벗어나야 한다. 동정이 아니라 데이터, 지원이 아니라 성과, 동화가 아니라 역량 강화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다문화 통합 정책은 비용이 아니라 투자다. 그리고 그 투자의 성과는 10년 후, 20년 후 대한민국의 생산성 지표로 돌아올 것이다. 다문화 가정의 삶의 질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향상시키는 것은 사회통합과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중요한 과제이며, 국가만이 다양성을 경쟁력으로 전환하는 것이 사회의 부담이 아니라 새로운 성장동력일 것이다. /권명희 숭실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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