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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보기]교실 밖에서 배우는 지역문제 - 리빙랩이 만드는 대전의 미래

박정용 한남대 교수

이상문 기자

이상문 기자

  • 승인 2026-07-02 17:11

신문게재 2026-07-0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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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용 한남대 교수
5월 26일, 대전시가 행정안전부의 '2026년 지역주도 민관협력체계 구축 및 확산 사업'에 선정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국비 8억 원을 포함해 3년간 총 14억 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관 주도·중앙정부 중심의 지역문제 해결 방식에서 벗어나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가 지원하며 지역사회 전체가 협력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선언이다.

특히 대전시사회혁신센터가 주도적으로 추진할 '원도심 유휴 공간 혁신 활용 사업'과 '주민 주도 지역 문제 해결 프로젝트'는 대학과 학생, 지역사회가 함께 '살아있는 실험실', 즉 리빙랩(Living Lab)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그 리빙랩이 어떤 모습인지 최근 진행된 대학생 리빙랩 대회에서 살펴보자. 학생들이 제안한 프로젝트의 제목은 '대전 빈집의 새로운 숨결·로컬 공간 재생 큐레이션 서비스'였다. 내용은 이렇다. 대전 원도심(중구·동구)에 방치된 공가·폐가를 단순한 철거 대상이 아니라, 지역의 역사와 문학 자산을 담은 '로컬 랜드마크'로 재생하자는 것이다. 이를테면 낡은 폐건물을 '지역 문학 북카페'로 되살리거나 '로컬 굿즈 공방'으로 변신시키자는 아이디어였다.

더 주목할 것은 이 아이디어를 실행하는 방법이었다. 학생들은 인공지능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설계하고, 재생된 공간의 모습을 시각화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데이터로 '대전문학관'의 인문 자산과 지역 상권 데이터를 결합했다. AI 기술이 인문학과 만나는 순간이었다. 이를 위해 학생들에게는 여러 차례 AI 활용 교육이 이뤄졌다.



이 프로젝트의 진짜 가치는 어디에 있을까? 첫째, 서로 다른 전공의 학생들이 한 팀을 이룸으로써 다학제 융합이 작동했다. 국어국문창작학과 학생은 대전의 문학 자산을 역사적으로 해석하고, 문헌정보학과 학생은 데이터를 수집·분류했으며, 상담심리학과 학생은 주민과 관광객의 심리적 수요를 분석했다. 서로 다른 시각이 충돌하고 결합되는 과정에서 '지역문제'는 단순한 물리적 재생이 아니라 문화적 부활로 재해석되었다. 둘째, 지역문제 해결 플랫폼이 구체적으로 작동하도록 여러 기관을 연계했다. 이 프로젝트의 수요기관은 대전시사회혁신센터다. 학생들에게 무작정 지역문제를 찾으라고 하기보다, 기관과 이미 활동 중인 로컬크리에이터 및 마을기업과의 사전 미팅을 진행했다. 그 자리에서 학생들은 대전시가 실제로 필요로 하는 문제를 직접 이해하고, 기존에 어떤 해결책이 시도되었는지 파악한 뒤, 자신들의 시각과 방법으로 새로운 해결책을 제안했다. 셋째, 타 지역의 선진 사례가 현지화되었다. 학생들은 1930년대 폐창고를 관광 자산으로 탈바꿈시킨 일본 오타루 창고군 사례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연계된 해외탐방 프로그램에 참여해 일본 홋카이도를 직접 다녀왔다. 현장에서 본 경험이 'AI 기반 도시 재생 알고리즘'으로 재창조되는 과정이 일어난 것이다.

"교실 밖에서 배운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더 정확히는 "지역에서 배운다"는 말이 맞다. 앞으로 대전시사회혁신센터는 그동안 운영해 온 지역혁신 플랫폼을 이번 사업 선정을 계기로 한층 본격적으로 가동할 수 있게 되었다. 행정안전부의 이 사업이 지향하는 것은, 정책 입안자나 전문가가 지역문제를 진단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방식이 아니다. 지역에 살고 있는 학생들이 문제를 발견하고, 지역 기관이 그것을 검증하며, 대학이 이를 지원하는 선순환이다.

대학과 지역사회 연계활동을 통해 지역 이해도가 높고, 프로젝트 수행에 자신감을 갖게되고, 지역의 기관과 기업과의 만남을 많이 가진 청년 인재들은 분명 지역에서 취업과 창업의 길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박정용 한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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