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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승록 대전세종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 |
이러한 변화 속에서 전통시장의 미래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세계는 지금 오래된 시장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고 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보케리아 시장은 800년이 넘는 역사와 지역의 식문화를 결합해 세계인이 찾는 관광 명소가 되었고, 영국 런던의 버러마켓 역시 천 년 가까운 역사를 현대적인 콘텐츠와 접목하며 도시를 대표하는 명소로 자리 잡았다.
우리나라 전통시장 역시 충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전통시장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공간이 아니다. 시장 골목마다 지역의 삶과 기억이 켜켜이 쌓여 있고, 상인과 주민이 함께 만들어 온 공동체의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공간이다. 다른 어느 지역도 흉내 낼 수 없는 고유한 이야기와 정체성을 지닌 지역의 문화 자산인 것이다.
이러한 전통시장의 가치를 지역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연결하기 위해 중소벤처기업부는 올해부터 '백년시장 육성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70년 이상의 역사와 전통을 가진 시장을 단순히 현대화하는 수준을 넘어 지역의 역사와 문화가 살아있는 대표 명소로 육성하는 사업이다. 시장이 품고 있는 이야기를 발굴해 정체성을 담은 스토리를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공간을 새롭게 조성하며, 특화 상품과 체험 프로그램, 관광 콘텐츠까지 종합적으로 지원한다.
올해 전국에서 단 10곳만이 백년시장으로 선정됐는데, 그 가운데 대전은 문창전통시장과 정원시장(연합) 두 곳이 이름을 올리는 뜻깊은 성과를 거두었다. 전국 광역지자체 가운데 두 개 시장이 동시에 선정된 것은 대전 전통시장의 역사성과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받은 결과이자 지역사회가 함께 노력해 온 결실이라 할 수 있다.
문창전통시장은 1868년 개설되어 150여 년의 역사를 이어온 대전의 대표 전통시장이다. 앞으로는 인근 한화생명 볼파크와 충무체육관 등 스포츠 인프라를 연계한 스포츠·문화 특화시장으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1931년 개설된 정원시장은 중부권 최대 규모의 전통시장인 중앙시장 활성화구역의 대표시장으로 전통중앙도매상가, 대전도매시장과 연합으로 백년시장 지원사업에 선정되었다. 대전역과 성심당 본점, 은행동 상권, 야시장 등 풍부한 관광자원과 연결되는 뛰어난 입지를 갖추고 있다. 시장의 역사와 정체성을 담은 브랜드를 구축하고, 야간 관광과 체험 프로그램, 관광상품 개발 등을 추진하여 새로운 명소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이번 백년시장 선정은 특정 시장만의 성과가 아니다. 지역경제와 관광, 문화, 청년창업이 함께 성장하는 새로운 지역발전 모델을 만들어가는 출발점이라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다. 시장을 찾는 사람이 늘어나면 인근 상권도 함께 살아나고, 지역의 문화와 역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다.
물론 정부의 지원만으로는 백년시장을 만들 수 없다. 시장 상인들의 끊임없는 혁신과 시민들의 관심, 지자체와 지역기업, 대학, 문화예술계가 함께 힘을 모을 때 비로소 백년시장의 진정한 가치가 완성된다.
이번에 선정된 문창전통시장과 정원시장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관광형 전통시장으로 성장하여, 대전을 찾는 사람들이 반드시 방문하고 싶은 명소가 되기를 기대한다. 백년의 역사를 품은 시장이 앞으로의 백 년 동안에도 지역 서민경제를 이끌고 시민들의 삶과 함께하는 소중한 공간으로 이어지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박승록 대전세종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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