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별 1호 이후 위성 기술 자립을 추진해 온 한국은 오는 10월 순수 국내 기술로 제작된 ‘대전샛’을 발사하며 우주 부품 국산화의 성과를 입증할 예정입니다.
대전의 스타트업 엠아이디는 해외 의존도가 높았던 우주용 메모리와 세라믹 패키징 기술을 국산화하고, 상용 부품의 우주 적합성을 검증하는 체계를 국내 최초로 구축해 독자적인 기술력을 확보했습니다.
엠아이디는 대규모 투자를 바탕으로 대전에 우주 부품 양산 라인을 건설 중이며, 이를 통해 국내 우주 산업의 부품 공급망 안정화와 지역 우주 생태계 활성화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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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엠아이디 정성근 대표가 우주급 세라믹 밀폐형 패키지 메모리(SRAM)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임병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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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엠아이디 정성근 대표가 우주급 세라믹 밀폐형 패키지 메모리(SRAM)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임병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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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엠아이디가 정부의 우주급 메모리 개발 과제를 통해 개발한 세라믹 밀폐형 패키지 메모리(SRAM) (사진=엠아이디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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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엠아이디가 정부의 우주급 메모리 개발 과제를 통해 개발한 세라믹 밀폐형 패키지 메모리(SRAM) (사진=엠아이디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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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성근 엠아이디 대표가 자사가 개발한 세라믹 페키지 기술의 제작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임병안 기자) |
▲인공위성에게도 낯선 우주
인공위성은 중력과 대기가 있는 지구에서 제작돼 발사체에 실려 우주 궤도에 오를 때 극심한 진동과 음향하중, 초고진공, 극한의 온도조건, 강한 우주 방사선 환경에 차례로 놓이게 된다. 발사체가 불꽃을 뿜으며 중력을 거슬러 이륙을 시작한 때부터 위성은 자기 무게의 10배 규모의 진동하중을 견디고 최종 발사체와 분리되는 순간의 충격을 극복해야 한다. 우주 궤도에 도착한 때부터 태양으로부터 강한 복사열을 받고 우주방사선에 끊임없이 노출된다. 지구를 공전하는 궤도에 놓였다면 태양에 직접 노출됐을 때 궤도의 온도는 120도에 이르고 반대로 지구 그림자에 가렸을 때 영하 100도까지 낮아지는 극한 환경을 하루 14번 반복한다. 지구에서 플라스틱은 비교적 단단해 볼트와 너트까지 만들지만, 우주에서는 진공과 태양 복사열로 인해 내부에 포함된 휘발성 성분이 기화되어 변형되거나 약화된다. 이뿐 아니라, 우주방사선 입자는 위성 반도체에 닿아 열화 현상을 일으키고 메모리에 데이터값을 바꾸기도 하며, 전류가 급격하게 증가하는 단락(쇼트) 현상도 발생시킬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위성에는 우주 방사선에도 잘 견딜 수 있는 우주용 전자부품을 사용하게 된다. 더욱이 우주 궤도에 오른 위성 부품에 고장이라도 난다면 그동안 지상에서 준비하고 발사 과정 그리고 장래에 기대한 임무까지 모두 무산되는 것으로 인공위성의 수명은 소재와 부품, 장비가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위성의 성능과 수명은 소·부·장이 결정
대전에서 우주용 부품을 연구해 직접 생산하는 소부장(소재·부품·장비)에 도전한 기업이 있다. 소부장은 반도체처럼 공정이 나뉘어 진행되는 산업에서 완제품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핵심 요소를 뜻한다.
2018년 12월 대전에서 창업한 우주 스타트업 엠아이디(MID)는 우주부품 제조 및 시험·조달을 전문으로 뛰어든 기업이다. 국내 우주산업은 인공위성 임무 탑재체(Payload)와 본체(Bus system) 그리고 발사체 개발 분야에서는 세계적 수준에 올라섰지만, 이들을 구성하는 소재와 부품을 뜯어보면 상당한 비중을 여전히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우주 선진국은 기술유출을 차단하기 위해 주요 부품의 수출통제 정책으로 부품 구매마다 확인절차를 까다롭게 요구하고, 길게는 1년까지 주문한 부품을 받아보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 발주 후 주문한 부품을 받아볼 때까지 진행 상황을 국내 업체가 확인하기 어렵다는 문제를 겪고 있다.
정성근(55) 엠아이디 대표이사는 "제가 인공위성 시스템을 10개 이상을 우주에 보내면서 들었던 생각은 인공위성에 들어가는 우주용 소재 상당 비율을 해외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해외 부품사가 납기를 지키지 않아도 오히려 발주한 국내 기업이 휘둘림을 당하는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중요 부품부터 국산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이었다"라며 "부품과 소자까지 국산화해서 신뢰성만 확보한다면 외국의 우주용 부품을 대체할 수 있는 경쟁력 있다고 판단했다"라고 회상했다.
정 대표는 앞서 '우리별1호'를 개발한 KAIST인공위성연구소에 1998년 합류해 인공위성에 적용할 수 있는 프로그래머블 반도체(FPGA) 개발을 담당하고, 이듬해 쎄트렉아이 창립 멤버로 함께했다. 위성 카메라에 필요한 대용량 메모리 모듈 장치를 2018년 말까지 과제 책임자도 맡았다.
▲세라믹 패키징과 우주급 메모리 국산화
엠아이디는 국내에서 우주 부품 분야 선두주자로 손꼽힌다. 우주용, 방상용, 민수용 세라믹 패키지 제조 기술을 자체 보유하고 그동안 수입에 의존하던 우주급 메모리를 국내 대학 연구진과 공동으로 개발했다. 정부가 우주급 S램 메모리 개발 과제를 발주했을 때 엠아이디는 KAIST인공위성연구소와 함께 참여해 우주환경에서도 정상 작동을 신뢰할 수 있는 세라믹 밀폐형 패키지 메모리(SRAM) 개발에 성공했다. 엠아이디가 개발한 메모리는 크게 두 가지다. 우주급 세라믹 밀폐형 패키지 메모리(SRAM)와 우주용 대용량 메모리 모듈(NAND)이다. SRAM은 지난해 12월 우주로 발사된 누리호 4차 '우주 소자 검증 위성 1호'에 탑재돼 현재까지 8개월가량 우주에서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우주 비행실증(스페이스 헤리티지)을 확보했다. 가장 최근에는 낸드 플래시 메모리 8개를 쌓아 우주에서 견딜 수 있도록 에폭시 몰딩 기법으로 패키지를 만드는 기술까지 국산화했다. 낸드 플래시 우주용 메모리는 1차 양산품을 올 하반기 누리호 5차에 탑재돼 발사되는 대전샛에 장착해 우주공간에서 기능과 안정성을 검증할 예정이다.
메모리칩을 충격과 진동 그리고 방사선으로부터 보호하는 패키징 기술도 중요한 우주기술로 여겨지는데 그동안 일본에 전적으로 의존하던 것을 국산화했다.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의 중소기업 전략기술 로드맵에 의하면, 세라믹 패키지 기술 수요에 대한 해외 시장 규모는 2022년 114억 달러에서 2028년 163억 달러로 연평균 6.2% 성장할 전망이다.
엠아이디는 최근 157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해 우주용 반도체 패키징과 세라믹 패키지 제조라인을 대전 서구 평촌산업단지에 건설 중으로 국내 우주·항공 산업이 필요로 하는 고신뢰 부품 생산·공급망을 대전에 구축하는 시작점이 될 전망이다.
▲상용 부품의 우주용 전환 검증도
엠아이디는 우주용 부품 시험 조달 사업(CPPA) 영역에 도전해 그동안 해외에 의존하던 상용 부품의 우주 적합성 검사를 국내에서도 가능하도록 변화시켰다. CPPA는 일반 부품이 우주의 방사선 환경에서 내구성을 가지는 우주환경에서 신뢰할 수 있는지 판별하는 시험이다. 이 시험을 통과해야 우주 환경에 적합한 부품으로 인정받아 납품과 조달이 가능하다. 그동안 유럽과 스페인에 있는 기업이 독점하다시피 장악한 분야였다. 국내에서 생산한 반도체와 메모리 그리고 부품이 우주산업에 사용될 수 있는지 CPPA를 통해 검사해 적합성을 판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에서 이뤄지는 CPPA 인증은 우주부품을 국산화하는 과정에 첫 단추라고 할 수 있다.
정 대표는 "인공위성은 발사 후 수리가 어려워 처음부터 높은 신뢰도가 요구되므로, 부품 하나하나가 우주환경에 적합한지 검증돼야 한다"라며 "업스크리닝(Up-screening)을 거쳐 우주용 또는 상용 부품이 우주급으로 인정받으면 우주기업은 신뢰성을 갖춘 저가 부품을 다량 확보할 수 있고, 국내 생산 업체도 우주산업으로 판로를 확장할 수 있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연구와 교류 활발한 대전
그는 인천에서 대학을 마치고 KAIST 인공위성연구소에서 메모리를 연구하면서 대전과 인연을 맺었다. 엠아이디를 대전에서 창업해 지난 8년간 경영하며 대전에서 우주산업 창업의 장점은 대학과 연구기관과 깊은 교류를 할 수 있고, 지자체의 지원이 활발한 점을 꼽았다.
정 대표는 "대전에 많은 정부 출연 연구 기관들이 있고 KAIST와 충남대, 한밭대 등 우주분야 소재에 관련 함께 연구할 수 있는 기관과 연구자, 교수가 많다"라며 "대전시와 대전테크노파크를 통해서 대전에 소재한 기업들에 많이 지원을 해주고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게 대전샛"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인공위성 시스템 분야의 창업은 종종 이뤄지고 있으나, 여전히 소부장 분야에서 뒤를 잇는 창업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정 대표는 "우주 부품 우주 소자를 가지고 창업하는 업체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라며 "최근 시리즈A 투자로 유치한 157억원을 통해 대전 평촌에 우주 첨단 패키지 라인을 올 연말까지 완공해 우주급 소재와 부품을 직접 생산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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