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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대 연구팀, 130년 유체 계면 난제 풀었다

자유에너지·농도장 동시 변화 규명
계면 수명까지 정량 예측
국제학술지에 지난 23일 게재

김성욱 기자

김성욱 기자

  • 승인 2026-09-28 10:54
논문에 삽입된 “혼화성유림
혼화성 유체가 즉시 섞이지 않고 일정 시간 계면을 유지하는 과정을 자유에너지 지형과 농도장의 공진화 원리로 설명한 연구 도식.(자료=동아대 제공)
완전히 섞이는 두 유체 사이의 경계가 곧바로 사라지지 않는 이유를 설명하고, 그 유지 시간까지 계산할 수 있는 물리이론이 제시됐다.

동아대학교 화학공학과 이헌상 교수 연구팀은 자유에너지와 계면의 농도 분포가 서로 영향을 주며 함께 변한다는 '자유에너지 공진화 변분원리'를 정립했다.

이 원리는 유체 사이에 경계가 생긴 뒤 유지되고 점차 넓어지다가 없어지는 과정을 하나의 체계로 설명한다. 연구진은 화학적 특성이 다른 여러 유체에도 이를 적용해 계면이 지속되는 시간을 수치로 예측했다.

서로 섞이는 유체의 경계 문제는 세포 내부와 인체를 비롯해 화학공정, 해양 환경 등에서 폭넓게 나타난다. 이온과 전자가 집단적으로 분포하는 반도체나 전극에서도 이와 유사한 계면 문제가 나타난다.



그러나 두 유체가 맞닿은 뒤 일정 시간 경계를 유지하는 원리는 J.D. 반 데르 발스가 1893년 계면 이론을 발표한 이후에도 명확히 설명되지 못했다.

기존 접근법은 주어진 자유에너지 조건이 유체의 움직임을 결정하거나, 유체의 변화가 다시 에너지 상태에 영향을 미치는 순차적 관계에 초점을 맞췄다.

이 교수팀은 이와 달리 자유에너지 지형과 농도장이 하나의 상태를 이루며 동시에 바뀐다고 해석했다. 연구진은 두 요소의 쌍대 결합과 자기일관적 변화를 수학적으로 나타내 계면의 전체 변화 과정을 연결했다.



이번 성과는 특정 현상에만 적용되는 모델이 아니라 서로 다른 물리 현상을 공통 원리로 설명하는 변분 제1원리를 제안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변분 제1원리는 자연이 선택하는 상태와 변화 방향을 하나의 근본 기준으로 풀이하는 방식이다.

연구 논문은 지난 23일 Nature Portfolio의 물리학 분야 국제학술지 'Communications Physics'에 실렸다. 해당 학술지는 피인용지수 5.8로 이 분야 상위 25%인 Q1에 속한다.

이 교수는 이번 이론이 소프트매터와 정밀 화학공정의 설계·제어를 발전시키고 실제 공정의 최적화와 산업 기술로 이어질 수 있는 학문적 토대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인공지능은 주어진 문제의 해법을 찾는 데 유용하지만 기존 관점을 전환하고 새로운 문제를 설정하는 일은 인간 연구자의 몫이라며, 이번 연구도 자유에너지와 농도장이 함께 변한다는 발상에서 시작됐다고 밝혔다.

공동 연구자인 최경민 박사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에서, 아샤르 후세인 박사는 동아대 BK21 사업단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이 교수는 동아대 화학공학과 BK21 사업단장을 맡고 있다. 연구 분야는 정밀 화학소재와 피지컬 AI용 정밀 소프트매터이며, 최근에는 비평형 유체와 계면을 설명하는 기초 물리이론으로 범위를 넓히고 있다.

부산=김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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